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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6 - 2026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9월
평점 :
찬 바람이 불고 연말이 다가오면 꼭 기다려지는 게 있다.
호빵, 산타 할아버지, 느긋하게 한 해를 마무리할 겨울 여행 등등...
다 좋지만 그래도 연말이 다가옴을 실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10월쯤에 나오는 트렌드 코리아이다!
2008년부터 18년간 꾸준히 이어오는 소비트렌드 전망 분석서인 트렌드 코리아가 올해도 어김없이 <트렌드 코리아 2026>으로 출간되었다.


올해를 키워드로 정리하고, 내년을 전망하는 트렌드는 무엇일까?
올해는 AI, K뷰티, 각종 테스트나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는 단어들, 저속노화, 아보하 등등이 떠오른다.
내년도의 키워드는 내년이 말의 해임을 고려해 핵심 키워드 10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핵심 키워드-
휴먼 인 더 루프: AI 의사결정 과정에 인간의 검증·감수·윤리 판단이 반드시 개입되는 구조
필코노미: 기능·가격보다 감정·기분이 구매를 좌우하는 경제
제로클릭: 사용자의 의도를 예측해 요청 없이 결과를 제공하는 UX 혁명
레디코어: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은 ‘정보를 아는 자’가 아니라 ‘준비된 자’
AX 조직: AI를 조직 설계의 근간으로 삼는 새로운 경영모델
픽셀라이프: 현실과 가상,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섞인 현대인의 분절된 일상을 묘사
프라이스 디코딩: 소비자는 원가·유통과정·브랜드 프리미엄 구조를 해석해 가격이 정당한지를 판단
건강지능(HQ): 영양소·수면·호르몬·혈당·장 건강까지 스스로 배우고 데이터로 관리
1.5가구: 혼자도 아니고, 완전히 함께도 아닌 새로운 주거 모델
근본이즘: 원재료·제조과정·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따지는 소비자들
핵심 키워드를 살펴보면, 이미 사용되는 용어들도 보이고, 기발한 단어도 보인다.
키워드마다 설명을 읽어보면서 전반적으로 느낀 것은 이제는 거부할 수 없는 AI의 시대에 인간과 AI와의 현명한 공존과 협력할 필요성과, 더욱 똑똑해지고 합리적으로 변신한 소비자였다.
특히 관심이 갔던 용어로 레디코어, AX 조직, 프라이스 디코딩, 건강지능이 있었는데, 관련 내용을 일부 옮겨본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그 어느 때보다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현실을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아래, 갓생과 루틴이에서 한 단계 더 전략적으로 진화한 ‘레디코어’가 등장한다. 갓생이 개인의 하루를 성실한 루틴으로 채우는 데 집중했다면, 레디코어는 그 범위를 인생 전체로 확장해 중장기적 리스크까지 대처하려 한다. 갓생의 목표가 “오늘 하루 뿌듯했어!”라는 자기만족으로 완결된다면, 레디코어의 목표는 “10년 뒤에도 나는 안전할 거야”라는 미래의 생존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213쪽
이런 레디코어의 특징은 일상이나 업무 계획은 물론, 노는 것, 건강관리 등을 철저히 계획을 세운다는 점이다. 그리고 인생 전반의 ‘로드맵’을 갖고 사전에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모습도 보여 ‘면접 예행’, ‘기획 육아’ ‘노후 예행’이라는 단어도 자주 보인다.
무엇보다 불확실한 미래를 가만히 앉아서 맞이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자격증을 준비하는 등 승진보다 학위, 기술, 경험 등 무형자산을 축적한다고 한다. 이른바 ‘옆그레이드 전략’이다.
이들의 등장 배경이 저성장 경제 성장률도 있지만 이를 이끄는 주된 이들이 바로 ‘자기주도학습’ 세대라는 점이라서 사뭇 흥미롭다.
이들은 지난 교육과정에서 강조했던 자기주도형 학습의 세대이자 선행학습, 학원 교육 등을 거쳐왔기에 스스로 목표를 계획하고 주도적으로 실천하는 장을 학교에서 인생으로 넘어온 것이라 보고 있다. 이에 발맞춰 기업들의 인식 변화도 소비자를 ‘단순 고객’에서 ‘인생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하니 역시 발 빠른 기업은 트렌드도 잘 짚어내는 거 같다.
또 한 가지 많이 와 닿았던 단어가 AX 조직이다. 이는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에 일어나는 조직 운영의 대전환을 일컫는데, 기존 수직 상하의 위계로 짜였던 조직의 구조가 직위와 부서 간의 장벽을 허물고 목표를 향해 능동적으로 조직을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말한다.

이러한 AX 조직의 문화적 특성은 구성원들이 어떤 사명감으로 어떻게 일하느냐를 결정하며, 그 차이가 진짜 조직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조직 소속인가’ 보다도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나 타 부서와의 ‘협업’과 새로운 실무나 경험을 쌓고 ‘배우고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고려하여 자녀 교육에 적용해 보면,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인재상이 미래의 사회에 요구되지 않을는지. 그리고 배우고 성장하는 데 있어 여러 시도와 실패는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기에 실패를 부진이나 해이해진 것이라 나무라지 않고 격려하고 더 도전하도록 이끌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책에서는 인간의 지혜와 전문성이라는 상체에, 말처럼 강인한 연산 능력의 하체를 갖춘 반인반마의 ‘켄타우로스’가 되어야 한다고도 말한다.
이제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나를 도와줄 유용하고 강력한 도구로 삼아 불확실한 시대를 개척해 가는 ‘탐험가’가 되어야 할 시대임을, 책을 덮으며 새기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