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 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
진민영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지금은 구분 짓지 않는다. 파랗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없지 않고 노랗기 때문에 모든 것을 수용해 줄 거란 기대 또한 없다.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신기해하고 달리 취급하는 것은 내가 충분히 파랗지 못하거나 부족한 노란색이어서가 아닌, 내가 초록색이기 때문이다. 초록색이라는 사실은 이제 또 다른 자신감의 원천이 된다. p.21

다르다는 이유는 대화와 만남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이것이 방해가 된다면 당신은 분명 '다름'을 무기로 모든 것을 이해받으려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p.23

사랑해 마지않는 일을 하며 살아야만 행복한 건 아니다. 열정을 직업화하지 않는 당신은 죄인이 아니다. 일하는 매 순간이 의미로 가득 차지 않아도 당신의 삶은 이와 별개로 충분히 가치 있다. p.25

금은보화보다 죽기 전 값지게 다가올 건 스스로 평가하는 자기 자신이다. 지난 80년 참 좋았다, 호젓하게 말할 수 있다면 적어도 '의미'를 놓고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p.141

개인적으로 버티기 힘들었던 9월을 보냈다.
당장 회사를 그만두는 건 불가능한 현실, 새벽까지 고민하다 잠도 못자고 뻑뻑한 눈을 비비면서 집에서 나올 때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꾸역꾸역 출근을 하는 걸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내 생각과 같은 제목의 책을 만났다. 모든 직장인들은 매일 아침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출근을 한다더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진짜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반가웠던 마음.

매일 피곤한 일상, 매일이 너덜너덜의 연속인 사람들을 위해 저자가 말하는 작은 쉼표. 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

단지 내 마음과 같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하게 위로가 가득한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따끔한 충고도 가득해서 초반에는 좀 당황했었다.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경험을 통해 단단해진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가 크게 와 닿았고 불안하기만 한 현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문장들이 가득했다.

위로와 충고로 가득했던 이 책은 올 해 내가 읽은 책 중에서 플래그를 가장 많이 붙인 책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리뷰를 쓰고난 후 페이지에 붙인 플래그를 다 떼어내는데 이 책에서 좋았던 문장들은 북다트로 다시 체크하고 책꽂이에 꽂아 놓았다. 언젠가 다시 불안하고 흔들릴 때 이 책을 꺼내 따뜻한 위로와 단단한 조언들과 다시 만나기 위해.

저자 소개를 읽으며 저자가 내향인이라는 사실에 동지를 만난 것 같은 기분에 또 반가웠고 저자가 쓴 책들을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다. 미니멀리스트를 꿈꾸기만 할 뿐 정반대의 삶을 사는 나는 내향인이면서 미니멀리스트인 저자가 쓴 책들을 읽으며 버릴 것들은 버리고 필요한 것들로만 채우며 조금은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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