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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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당시의 고단함을 이겼던 힘은, 가지지 못한 그 위로가 아니었을까 싶다. 가지지 못한 위로야말로 때로는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희망으로 둔갑하곤 하니까. p.64

다만 후회하며 엉망진창으로 살든, 고민하며 살든, 우리는 어제가 만들어낸 길들을 밟고 오늘이라는 길 위를 걷는다는 걸 생각한다. p.175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 등의 영화로 유명한 김종관 감독님의 신간 에세이.
감독님의 영화 <더 테이블>과 <밤을 걷다>를 보았고 그 중 <밤을 걷다>는 짧은 분량임에도 밤이 주는 고독함과 알수없는 외로움을 보는 내내 느끼며 본 작품이었다. 특히 <더 테이블>에서 정유미 배우의 찌질한 전남친을 연기한 정준원 배우님이 우는 장면은 보면서 같이 울었었다.

<더 테이블>이 시나리오로 구성된 책이라면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 에세이이다. 자신이 경험했던 이야기들, 그리고 싶은 이야기들, 영화를 보며 느낀 감상들이 시간의 순서인 듯 하면서도 그저 저자가 말하고 싶은 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그리고 한 페이지의 이야기들이 단편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이 가득하다.

가만가만 써내려간 이야기들과 중간중간 무심한 듯 시선을 뗄 수 없는 직접 찍은 사진들이 참 좋았다. 마지막 6부 시나리오에서 내가 보지 못한 <하코다테에서 안녕>을 읽을 수 있어 좋았고 영상으로 먼저 만난 <밤을 걷다>를 글로 다시 만나 반갑고행복했다. 김종관 감독님의 감성을 천천히 느끼며 걸었던 시간들.

우리는 여기에 있는데 아무도 기억하지 못해. 다 사라지고 밤뿐이네. <밤을 걷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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