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작품하면 떠오르는 문장이죠. 그만큼 파급력 있는 문장이라 생각해요. 저 문장으로 인해 화자의 '부끄러운 인생'이 궁금해지는 동시에 제 삶은 부끄럽지 않은지 돌아보게 되거든요. 그래서 자꾸만 머릿속에 맴도는 거 같습니다.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로 화자인 요조와 비슷한 서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약물 중독과 알콜중독 그리고 '색마'라 불릴 만큼 다양한 여인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은 요조이지만, 사실 요조는 그리 부끄러운 삶을 산 남자라고만 볼 순 없어요.

작품 도입부에서 '나'는 화자 '요조'의 사진 석장을 보고 이런 저런 평가를 늘어놓습니다.
어릴 적 요조의 사진을 보며 기괴할 만큼 웃음을 짓고 있다 표현하는데, 요조는 그 어린 나이 때부터 자신의 예민함과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어릿광대라는 페르소나를 이용했어요. 자신의 우울감과 비루함을 감추기 위해, 또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 어린 나이 때부터 페르소나를 이용하여 '연기'를 해온 요조에게 그 누가 부끄러운 인생을 살았다며 비난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