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사부터 너무 근사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이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라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아니나 다를까, 저자의 문체에는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세련된 표현들이 잔뜩 담겨 있다. 게다가 어울리는 음악까지 QR코드로 적어놨으니, 이 얼마나 철근처럼 꽉 찬 책인가. 오랜만에 눈과 귀 그리고 머리와 마음까지 잠입한 책이다.
19살, 수시를 마치고 한창 공부와 멀어졌을 무렵 재즈 책에 푹 빠진 적이 있다. 그 당시 책 한 권에 CD 1장씩 함께했는데, 아직도 그 CD 속 음악과 함께 읽은 책 내용이 눈앞에 선할 지경이다. 이처럼, <시간 길어 올리기>는 단순한 독서의 느낌이라기보단, 19살 당시 내가 가진 추억과 함께 시간을 길어 올려줬다. (책 표지까지 무엇 하나 빠짐없이 멋진 책. 심지어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의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에서 저자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책이란다. 사진도 잘 찍는 만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