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로드
조너선 프랜즌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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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이 없다는 것이 꼭 장점은 아니었다. - 59p


<커커스 리뷰>선정 '올해의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선정 '올해의 책', 미국 아마존 베스트 셀러 '이달의 책' , <가디언>선정 '오늘의 책', <옵저버>선정 '금주의 책'


<크로스로드> 저자인 조너선 프랜즌은 1988년 <스물일곱 번째 도시>를 출간하여 와이팅 작가상을 시작으로, 1996년 <그란타>에서 선정한 '미국 문단을 이끌 최고의 젊은 작가 20인', 1999년 <뉴요커>에서 선정한 '40세 미만 최고의 젊은 작가 20인'에 들었다. 2001년엔 <인생 수정>으로 전미도서상, 제임스 테잇 블랙 메모리얼상을 수상했다. 2010년 <자유>라는 작품으로 '미국의 위대한 소설가'로 소개됐다. 저자의 약력만으로도 <크로스로드>는 충분히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할 책이 아닐까?


그래, 이 책은 장엄하다는 표현과 아주 찰떡처럼 어울리는 책이다. 분명, 책을 읽고 있지만 이 책은 마치 텍스트가 아니라 영상처럼 내 눈을 즐겁게 했다. 문장 하나하나에 담긴 사물의 위치와 분위기, 냄새,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마저 영상처럼 전달해준다. 그래서 분량이 상당한 벽돌책임에도 한번 흐름을 타면 파도를 가르는 서퍼처럼 쭉 읽히는 책이다. 거기에 무엇하나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한 상황과 인물들의 행동들이 읽는 사람에게 묘한 긴장감을 안겨줘, 초조하게 계속해서 읽게 만든다.





겉보기엔 평범하기 그지없는 가정이지만 평범하지 못하다. 그래서 정말 평범한 가정일지도? 모든 가정사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못하니까.

부목사인 러스는 신도인 프랜시스에게 담지 말아야 할 감정을 담고 있으며 그의 아내인 매리언은 남들과 다른 성장 배경과 과거의 아픔을 안고 산다. 두 사람의 자녀들 역시, 각자 품은 문제점에 허둥대기 바쁘다.


세상에는 자기가 믿는 것에 실제로 대가를 치르는 사람들도 있어요. 아빠랑 아빠의 신자는 시오 크렌쇼 목사의 교회에 가서 착한 백인 노릇을 할 수 있겠죠. 엥글우드에서 잡초를 뽑으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을 테고요. 그놈의 행진을 하면서, 백인으로만 이루어진 신자들에게 자랑할 수 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주둥이질만 하지 말고 실제로 행동할 때가 되면 달라지죠. 아버지는 나를 대학에 보내고, 웬 흑인 아이를 나대신 베트남으로 보내서 싸우게 했으면서 아무 문제도 못 느꼈어요. 애팔래치아 출신의 가난한 백인 아이일 수도 있겠죠. 아니면 키스 두로치의 아들 같은 가난한 나바호 인디언일 수도 있겠네요. 아빠는 아빠가 키스보다 나은 사람인 것 같아요? 내 목숨이 토미 두로치의 목숨보다 소중한 것 같으냐고요? 나바호 소년들이 죽어가는데 나는 대학에 다니는 게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게 아버지가 보기엔 말이 되는 일이에요?

460p (클렘은 러스의 뼈를 제대로 때렸다)


맏이인 클렘은 베트남 전쟁 파병 문제로 그간, 존경해오던 아버지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는 동시에 커다란 혼란에 빠져든다. 베키는 아름다운 외모로 내내 군림하는 위치로 지냈으나, 크로스로드에 가입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각에 눈을 뜬다. 페리는 겉보기에 멀쩡해보이지만, 아니 똑똑하기까지 하지만 약에 빠져 지낸다. 이렇게나 아슬아슬한 가정의 이야기가 <대림절>과 <부활절>이란 커다란 챕터로 나뉘어 전개된다.


책을 읽는 동안 작가가 어떤 결말을 내놓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작가는 책의 표지처럼 결말로 향하는 내내 완벽한 크로스로드를 만들고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적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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