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주름에는 스토리가 있다
다비드 그로스만 지음, 안나 마시니 그림, 황유진 옮김 / 샘터사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할아버지, 그런데 주름 만드는 법을 제 얼굴이 어떻게 알아요?"

"때가 되면, 알게 될 거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작가 '다비드 그로스만'이 전하는 아름다운 동화 <모든 주름에는 스토리가 있다>. 작가는 이스라엘 현대 문학의 거장이자, 소설, 희곡, 논픽션, 아동서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집필한 작가이다. 2017년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으며, 사회문제에 귀를 기울이며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작품의 주된 테마로 삼는다. (저자 소개 참조)



어린 손자의 천진한 물음에 할아버지의 대답이 무척이나 따듯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씁쓸했다. 요즘 우리는 나이에 참 예민하다. 25살들은 반오십이라며 한탄하고, 30살들은 계란 한판이 넘었다며 한탄한다. 쉰 조금 넘은 우리 엄마도 반백살이 넘었다며, 벌써부터 장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신다. 왜들 그렇게 급할까? 뭐가 그렇게 그들을 급하게 몰아 세웠을까?


28살에 친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아주 가관이었다. 그때당시 하던 일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일을 시작했을 때였는데. 동창 중 한명은 '우린 꺾였어.'라는 말만 되뇌였다. 처음엔, 도대체 뭐가 꺾였는지 궁금했는데, 그애의 한탄을 계속 듣다보니 '얘가 꺾으려는 건 내 의지인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그리고는 그 친구에게 '우린 아직 시작도 안 한 나이야. 그만해.'라며 나도 모르게 짜증을 냈다. 그래도 그 친구는 여전히 꺾였다는 말을 되뇌였다. 고작 나이 28살인데도, 그 친구는 마음이 늙는 병에 걸린듯했다. 그리고, 그 병을 홀로 갖지 않고 곁에 있는 우리들에게까지 전염시키고자 했다.


난 늙더라도 요탐의 할아버지처럼, 내 주름을 보며 추억을 되뇌이고 싶다. 반오십이네, 꺾인 나이네, 계란 한판이네, 반백살이네 등등 그런 한탄으로 주름을 탓하고 미워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사람은 다 늙기 마련이고, 죽기 마련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요탐의 할아버지처럼 나 역시 여유롭게 늙고 싶다. 나이 드는 것이 손해란 생각도 들지 않게. 매일을 열심히 살 순 없겠지만, 자그마한 보람이라도 만들며 살고 싶다. 그래서 미간 사이 주름보다는, 웃을 때 만들어지는 주름이 더 많도록. 행복한 주름을 더 많이 안고 살고 싶다. 더불어, 앞으로 생길 주름들을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겠단 생각도 해본다.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적은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