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정서˝가 우리에게 주는 것들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교토는 걷기 좋은 곳이었다.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어느 우동집이나 부채를 파는 상점에서는 일본인들이 말하는 '고집'이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그 분위기를 뭐라 말로 하기가 어려웠는데, 임경선 작가의 이 책을 읽으며 대신할 수 있는 말을 찾은 것 같다.
바로 "정서"다.
오래된 것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 오랜 시간 지녀온 멋을 자신들만의 분위기로 표현하는 그 하나하나의 정성.
그 정서가 교토를 매력적인 곳으로 만든 게 아닌지. 비로소 이 책을 읽으며 교토라는 도시가 나에게 주는 것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여행 때 둘러보았던 장소를 복기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고, 아직 가보지 못한 장소에 대한 설렘 역시 얻게 되었다.
북적대는 대도시를 여행할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그리움이랄까... 그런 감정도 되새길 수 있었다. 혼잡한 관광지보다는 오히려 사람이 많지 않았던 어느 골목길이 떠오르는 것처럼.

임경선 작가의 신작을 늘 챙겨보는 편인데, 이번 에세이는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이 잘 전달되어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 임경선 작가의 다른 도시 여행기도 엿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표지에 있는 사진이 내가 교토에서 찍은 어느 책방 사진과도 비슷해서 반갑고,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다녀왔습니다"라고 이야기하게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