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줄 수 있는 게 이런 쉬운 발밖에 없을지라도, 이런 쉬운 말이라도 해야만 하는순간이 있다. 언젠가 가닿기를, 언젠가 쉬워지기를바라는 누군가의 소망이 단단하게 박제된 말은 세상에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바닥에라도굴러다니고 있으면 나중에 필요한 순간 주워 담아갈수 있으니까.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우리하는는 언젠가 힘을 내야만 하니까. 살아가려면,
누구도 응답할 수 없을 것 같아 호소해보지도않던 고통이었는데, 출발도 하지 못한 레이스의 끝에 응답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응답이 나의 출발점이 되어주었다. 하여튼 끝내주는 레이스였다니까. 요즘도 어쩌다 조수석에 앉게 되면 그 광란의 자동차게임이 떠오르며 말할 수 없이 부끄러워진다. 14년이나 지났으면 이제 슬슬 그만 떠오를 법도 한데 말이다. 그래도 그 덕에 스치듯 지나칠 사람에게도 신중하게 말을 골라 건네기로 한 다짐 또한 잊지 않을수 있어 그건 참 다행이다.
다시 그날 밤 그 순간으로 돌아가도 나는 T를 따라왔을까? 앱솔루들리, 한국으로 돌아왔을까? 한국에서 살면서 끔찍.
던 몇몇 순간들을 그러모은대도, 앱솔루틀리, 어떤 술꾼들은 취기에서 술맛을 보듯이 어떤 사람은 치기에서 결단의 힘을 본다. 지기 이린 상태가 아니면 코험할 엄두를 못 내는 겁 많은 나 같은 사람이.
냉장고 문을 닫는 순간 몇 시간 후 시원한 술을마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듯이, 신나서 술잔에 술을 따르는 순간 다음 날 숙취로 머리가 지끈지끈할가능성이 열리듯이, 문을 닫으면 저편 어딘가의 다른 문이 항상 열린다. 완전히 ‘닫는다‘는 인생에 잘없다. 그런 점에서 홍콩을 닫고 술친구를 열어젖힌나의 선택은 내 생애 최고로 술꾼다운 선택이었다.
그 선택은 당장 눈앞의 즐거운 저녁을 위해 기꺼이내일의 숙취를 선택하는 것과도 닮았다. 삶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지만 하지 않은 선택의 총합이기도하니까, 가지 않은 미래가 모여 만들어진 현재가 나는 마음에 드니까.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라는 메시지를 나에게 전그렇게 골드스타 냉장고는 마지막까지 ‘순간의해주고는 저 멀리 사라졌다. 잘 가, 우리의 골드스다. 그동안 수고 많았어. 그리울 거야, 무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