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여름 장면에서 하나 더 여쭙고 싶은 게 있어요. 그 장면의 라스트 컷은 하쓰에를 연기한 키린 씨의 라스트 컷이기도 한데요. 가족이 해변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는 옆얼굴이 무언가중얼거렸어요. 하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현장에서는 몰랐죠.
편집 때도 어지간히 해독이 안 됐지만, 반복해서 편집감독이랑 봤더니 알겠더군요. "고마웠어"라고 말했다는 걸요.

키키: 아아… 정말 그랬어?
고레에다:
확실히 그렇게 말했어요.. 그래서 닭살이 돋았죠. 그 대사도저는 각본에 안 썼으니까요. 좋은 옆얼굴이야, 마지막에 어울리는 굉장한 장면이야, 하고 생각했지만 거기에다 "고마웠어" 라니. 피가 이어지지 않은 가족을 향해서 말이죠.
키키: 그렇게 말했구나………. 뭐, 하지만 그 여름의 바닷가에서 그런 느낌이 들긴 했어.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인데, 말하자면 고레에다 감독이 배우를 믿어주는 결과 그런 식으로 찍게 된달까. 믿음을 살 정도의 배우는 아니지만,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에 나온 사람이라면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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