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각 종교는 지역색이 강하고, 특정 장소와 언어,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이런 특징은 모든 땅, 사람, 신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제국을 세우고자 한 칭기스 칸의 의도와는 맞지 않았다. 모든 종교는 중요한진리를 일부 가지고 있지만, 성직자들이나 경전이 단일하고 궁극적인 도덕적 진리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같은 경전을 읽었고 같은 신앙을 가진 학자라도 크고 작은 문제들을 두고 계속 싸웠고, 심하면 한쪽을 살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같은 글을 해석했지만, 그들은 서로 반대되는판단을 내렸다. 그러니 사회를 조화롭게 운영해야 하는 지극히 중요하고실용적인 책임을 어떻게 그들 중 하나에게 믿고 맡길 수 있단 말인가? 오직 굳건한 법치와 강한 통치자만이 같은 신앙을 지닌 신자들이, 마치 굶주린 개들이 뼈를 놓고 싸우는 것처럼, 서로를 헐뜯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한 해답은 확고한 통제일까, 아니면 더 느슨한 규제일까? 이것이 바로 말년에 들어선 칭기스 칸을 무척 괴롭히던 핵심 문제였다. - P367
징하다, 연휴 끝나기 전에 책 한 권은 끝내자.🤦🏻♀️ 읽고 싶은 책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왜 자꾸 딴짓을 하는 거니… 책 읽는 건 재미있는데, 유혹거리가 너무 많다…
전쟁과 환경파괴의 상관관계. 그리고 그 사이에 자리한 무수한 착취와 차별, 침해.
슬럼에 사는 주민을 내몰고 맹그로브 숲을 파괴하면서까지 고가도로를 시급하게 건설해야 했던 이유는 바로 전쟁 때문이었다. 2001년 파키스탄과 인접한 아프가니스탄에 나토 군이 투입되자 카라치는 해상을 통해 군 지원 물자를 조달하는통로가 되었다. 전쟁에 사용되어 국경 너머 수천 명의 목숨을앗아 갈 핵심 물자를 수송하려면 고가도로가 필요했다. 고가도로를 이용해야만 나토 군의 지원 물자를 실은 대형 트럭이도심의 교통 정체를 피해 신속하게 고속도로로 진입할 수 있을 터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배경하에서 수백만 달러가 투입되는 마이 콜라치 고가도로 건설 사업이 탄생했다.덕분에 아프가니스탄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데 필요한 물자가 파키스탄의 환경 생태계를 먼저 파괴하게 되었다. - P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