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각 종교는 지역색이 강하고, 특정 장소와 언어,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이런 특징은 모든 땅, 사람, 신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제국을 세우고자 한 칭기스 칸의 의도와는 맞지 않았다. 모든 종교는 중요한진리를 일부 가지고 있지만, 성직자들이나 경전이 단일하고 궁극적인 도덕적 진리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같은 경전을 읽었고 같은 신앙을 가진 학자라도 크고 작은 문제들을 두고 계속 싸웠고, 심하면 한쪽을 살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같은 글을 해석했지만, 그들은 서로 반대되는판단을 내렸다. 그러니 사회를 조화롭게 운영해야 하는 지극히 중요하고실용적인 책임을 어떻게 그들 중 하나에게 믿고 맡길 수 있단 말인가? 오직 굳건한 법치와 강한 통치자만이 같은 신앙을 지닌 신자들이, 마치 굶주린 개들이 뼈를 놓고 싸우는 것처럼, 서로를 헐뜯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한 해답은 확고한 통제일까, 아니면 더 느슨한 규제일까? 이것이 바로 말년에 들어선 칭기스 칸을 무척 괴롭히던 핵심 문제였다. -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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