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와 몽골 제국의 시대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칭기스 칸은 인간 역사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까지 격하되었다. 근대 유럽은 새로 발견한 식민지 정복의 힘과 스스로 내세운 세계 지배의 임무 때문에 아시아의 정복자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기독교 식민주의자나 공산주의 인민위원을 가릴 것 없이 유럽인은 아시아인을 칭기스 칸과 몽골의 무리가 남긴 유산, 즉 야만적 독재와 처참한 미개 상태로부터 구해내려 했다. 몽골을 아시아 문제의 원천으로 간주하고 이것을 일본에서부터 인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몽골인을 정복해야 할 근거로 삼는 태도는유럽의 정복과 식민주의 이데올로기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칭기스 칸과 몽골의 잔혹성은 문명화된 잉글랜드, 러시아, 프랑스의식민주의자들이 아시아를 통치할 수밖에 없는 구실이 되었던 것이다. - P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