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감상평: 처음 읽은 옌렌커의 작품. 술술 읽히는 소설이다. 매우 무미건조한 문체이지만, 오히려 소설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듯하다. 작가가 생경하게 그려내는 열병 걸린 자들과 그 가족들이 겪는 신체적 혹은 정신적인 고통, 그리고 그 고통으로 이익을 챙기는 자들의 탐욕은 읽는 이로 하여금 복잡다단한 감정을 갖게 한다. 화가 나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하고, 저릿하게 슬프기도 하고,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음에 씁쓸하고 우울하기도 하다. 다 읽고 나니 긴 꿈을 꿈 듯하기도 하고, 뒷끝이 아주 쓰디 쓴 커피 한 잔을 다 마신 듯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