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샤넬 - 세기의 아이콘 현대 예술의 거장
론다 개어릭 지음, 성소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브랜드 '샤넬'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이 책은 오늘날까지도 남아 명맥을 이어가는 대단한 샤넬 DNA를 각인시킨 가브리엘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다룬다. 론다 개어릭의 샤넬 평전은 흔히 아는 그녀의 우아하고 강인한 면모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를 강력하게 내비치며 이야기한다. 저자는 샤넬이 그토록 감추고 싶어 했던 유년시절부터 시작해서 죽음까지의 역사를 다양한 자료를 기반으로 추론을 더해 소개한다.

샤넬은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것처럼 지인과 애인에게서 도움 될만한 것들을 흡수하고 잘 합성해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샤넬 미학을 내뿜었다. 사람들을 홀리는 그 샤넬 미학은 다시 샤넬에게 인맥을 가져다주었고 샤넬은 그렇게 샤넬 제국의 황제가 되어갔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만난 애인과 지인의 개인사, 그리고 샤넬이 맞닥뜨린 시대 상황들을 꽤 구체적으로 다룬다. 샤넬의 인생은 누구나 그렇듯 그들이 쌓여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샤넬의 특별한 점은 흡수한 것들로 신화를 창조했고 자신이 브랜드가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퍼스널 브랜딩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샤넬의 능력은 탁월했다.

샤넬 의복사의 핵심인 여성의 신체의 해방 또한 샤넬의 능력을 보여준다. 샤넬은 양차 세계대전 사이에서 바뀌는 세계를 캐치하고 기회를 잡았다. 전쟁으로 여성의 인생이 달라졌음을 감지했고 코르셋이나 크리놀린 등이 없고 세련된 분위기를 주는 옷으로 여성들의 해방 판타지를 불러냈다. 또한 그녀는 파시즘의 남성 우월주의 이상을 구현했지만 그 메타포를 여성의 것으로 가져오는 놀라운 책략도 보여주었다. 샤넬의 옷은 옷 이상의 삶의 태도를 보여주었고, 사람들을 이끌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샤넬 제국보다는 가브리엘 샤넬 개인이 많이 보였다. 마드무아젤은 말도 안 되는 성공에도 열등감이 있어 보였고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 같았다. 또한 마지막까지도 거짓말을 보태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그녀는 우아했지만 아주 처절했다. 그러나 '코코샤넬'은 그 속에서 강력한 미학을 피워냈고, 그 삶의 태도에 빠져들어 읽어나가다 보면 우리는 샤넬이 그랬듯 그녀의 영향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과 로봇 - 우리가 지금껏 상상하지 못한 신화 이야기
에이드리엔 메이어 지음, 안인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는 고도로 발전하는 혁신적인 기술들 속에서 희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가진 채 멍하니 서있다.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등의 기술은 이미 우리의 삶에 많이 침투해있으며, 길가메시 프로젝트 등과 같은 연구들의 성과는 생각보다 빨리 우리 곁에 자리 잡을지 모른다. 이런 기술 발전 속도에 대해 스티븐 호킹, 빌 게이츠 등의 현대 사상가들은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여러 기술적 혁신들에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에이드리엔 메이어는 이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기술과 윤리에 대한 물음을 고대 신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비오 테크네 창조물들의 이야기를 9개의 장으로 나누어 전달한다. 최초의 로봇 탈로스 이야기는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주고, 에오스와 티토노스 이야기 등은 노화 통제와 영생 불사의 어두운 면을 상기시키기도 하며, 그 외의 신화들을 통해 로봇 통제에 관한 허점이나 기술 악용의 윤리적 위험성을 생각해 보게 한다.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저자는 부가적인 설명과 다양한 사진들을 통해 독자를 쉽게 이해시켜주며, 각 장의 자연스러운 연결로 몰입하게한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고대의 상상력을 탐험하다 보면 로보 사피엔스의 새벽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있는 현대의 우리들에게 필요한 질문을 만나게 된다. 고대의 상상력이 담긴 이야기를 읽으며 오늘날의 로봇공학, 무인 자동차, 생명공학, AI, 기계학습을 비롯한 여러 혁신에 대한 논의가 풍성해지기를 기대하는 저자의 바람대로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독자들의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어쩌면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기술혁신에 대하여 기술자들에게만 키를 내어주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