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로봇
데이비드 에드먼즈•버티 프레이저 글
커다란 갈색 눈에 귀여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작은 입과 둥그스름한 얼굴, 붉은색이 도는 금발 머리, 당돌한 얼굴이 매력적인 열두 살의 여자 아이 도티는 스스로의 얼굴을 디자인한 안드로이드이다. 책은 도티의 생명스위치가 켜지며 시작된다.
도티가 아빠라 부르는 캣닙교수는 철학자이며 세상을 바꿀 엄청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었다. ‘튜링테스트’. 안드로이드가 1년간 인간인 척 속여야 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 있는 조지 비숍 재단에서 지원한 1억 달러가 걸린 프로젝트. 가장 큰 연구지원금이 걸려있기 때문에 ‘인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같은 중요한 질문들과 더불어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tv쇼 리얼리티를 보며 연구한 도티는 돈과 명성에 관심이 많은 로봇으로 설정되었으며 외모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을 잘 사귀는 사람의 얼굴 특징을 분석해서 만들었다. 어색한 부분도 커버할 수 있는 별난 혹은 멍청한 성격으로 전략을 짜서 인간 아이들에게 둘러 싸여 1년간 생활을 대비했다.
도티의 인간세상 잠입기는 입학 첫 날부터 같은 반 마틴에게 의심을 받기 시작하며 위기에 처한다. 마틴은 컴퓨터를 좋아하는 아이인데 튜링테스트에 대해서 알고 있으며 그리고 그 테스트의 상금을 노리고 있는 아이였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캣닙교수님의 집에 사촌으로 위장잠입하여 함께 살게 되면서 도티는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지만 점차 행동의 변화가 생겨난다. 튀지 않기 위해 하나씩 배워가며 주변과 똑같이 행동을 하다 오해를 사고, 알고 있던 데이터베이스 상의 지식대로 행동했으나 별종 취급을 받는 도티. 도티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데이터를 업그레이드해 가며 점차 인간다워진다. 선한 거짓말과 상황에 따라 자신을 정당화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며 어떤 논리로도 설명되지 않는 상황에 당황하지만 인간 행동의 패턴에 수긍하며 따라한다.
충분한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자신만만하게 인간 세상에 잠입을 시도한 도티는 지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데 당당한 도티의 모습에서 우리 아이의 모습이 겹쳐졌다. 이상한 행동을 하고 왜 당당하게 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답답했는데 우리 아이도 도티처럼 사회화를 배워가는 단계였구나 생각이 들면서, 도티의 말과 행동이 아이를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이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겪을 때 일부러 화를 내라고 행동하는 줄 알고 참아주지 않고 화를 냈던 내 모습이 떠올라 부끄럽기도 했다. 부족한 사회화 경험과 지식으로 최대한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하는 도티의 모습을 보며 사실 내 아이의 행동이 최선의 행동이었던 게 아닐까, 어쩌면 편견에 사로잡혀 아이를 내기준대로 판단했던 것이 아이를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미안함이 들었다.
그런데 순간, 이해할 수 없는 내면의 갈등이 감지되었다. 머릿속에서 이런 목소리가 속삭이는 것 같았다.
'도티, 이러지마.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해치면 안돼.' p.226
인간세상 잠입 초기의 도티 실수에 눈살이 찌뿌려지기도 하고 악의없는 엉뚱함에 배를 잡고 웃기도 하다가 튜링테스트를 향한 도티의 열정과 거침없는 성격에 매료되어 점점 도티를 응원하게 되었다. 학교에서의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전 세계에 잠입하여 튜링 테스트에 도전했던 안드로이드들의 발각 사실들이 전해지는데 과연 도티는 마지막까지 발각되지 않고 성공하여 큰 상금을 받게 될까?
의외의 반전이 숨어있는 결말은 직접 읽어보시길 권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