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 - 소녀가 소비하는 문화, 그 알려지지 않은 이면 이해하기
백설희.홍수민 지음 / 들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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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한 번은 읽어 봐야 할 책이다. 몰랐던 단어들과 새로운 관점 그리고 여러 모순을 알 수 있었다. 어린이가 이렇고 저렇고 어떻다 하기 전에 어린이를 둘러싼 사회 문화 구조. 성인들의 문화부터 바르게 일구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소녀이거나 한때 소녀였던 사람들이 소비하고 향유했던 문화의 이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소비자의 수요를 잘게 나누어 접근하는 ‘시장 세분화 전략‘ 이게 마케터들에게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네요. 특정 소비자를 겨냥하기 쉬워지고, 새로운 판매처를 개척해야 하는 부담도 줄어들고, 새로운 소비 정체성이 소비자에게 일종의 압력으로 작용하여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까지 발생하게 한다니..
예시를 들자면, 여자아이를 위한 선물로 양말 한 켤레를 구매하려는 성인이 있습니다. 그의 앞에는 기본 가격이 매겨진 흰 양말과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여아용 ‘분홍색‘ 양말이 진열되어 있네요. 이 경우 성인 소비자는 돈을 더 내더라도 ‘여자아이를 위한 것 같아 보이는‘ 분홍색 양말을 구매하게 됩니다.
˝기존 애니메이션에 편안함을 느끼던 시청자라도, 스스로가 ‘소녀‘이거나 ‘소녀‘인 자녀가 있으면 소녀 정체성이 새로이 부여된 또 다른 카테고리에 소비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곧 타깃 집단의 소비 증대로 연결되고요.˝

미디어 믹스 전략, 슈퍼전대와 세일러문 말고 지금 거의 대부분의 프랜차이즈가 미디어 믹스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꼬마마법사 레미> 당시 스태프들은 오로지 시청률과 완구 판매 수익에만 신경쓰고 있었다. <프리큐어> 애니메이션 ‘장난감 문제‘. 완구 제조 업체가 애니메이션의 스토리에까지 관여? 시장 경제 구조에 완전 찌들어버린 우리 사회..

나다움어린이책 창작 공모전. 이 있었다.
성평등 어린이 청소년 책 목록 등

sf나 판타지 장르 속
어슐러 르 귄이 페미니스트 정체성을 찾게 된 과정을 말하는 인터뷰 내용도 흥미로웠다. 작가가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여자가 하기에 가장 쉬운 일은 남성 작가인 척하는 것, 남자를 이야기의 중심에 두는 것이었다고 한다. 작가로서 어슐러 르 귄은 마치 남자인 척 생각하는 여성처럼 행동해 왔다고 이야기한다. 소설 쓰기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고해야 했다. 성(gender)적인 측면에서 특권과 권력과 지배력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sf나 판타지가 그간 해오지는 않았지만.

여성을 이야기의 중심에 두면 몇몇 독자들을 잃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날카롭고 끔찍한 페미니스트라는 비난을 받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죠.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명예 남성‘을 가장하지 않거나, 세상이 남성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비로소 저 자신을 스스로의 중심에 둘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사실이 글쓰기에 좋은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등 어슐러 르 귄의 에세이, 단편소설이나 중편소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남성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여성 주인공의 존재는 언제나 유의미하다. 하지만 이러한 인물들이 갖고 있는 위험성 또한 경계해야 한다. 이 여성 인물들이 지닌 초현실성이 현실에 존재하는 성차별의 가림막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무수한 여성 영웅이 실존해왔음에도 성차별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 P158

(•••) 이처럼 걸그룹은 어른이 되어서도 유아동의 표상을 흉내 내야 하지만 동시에 아동기에 이미 ‘섹시 콘셉트‘를 소화하는 존재입니다. 여성학자 정희진이 『페미니즘의 도전』에서 지적한 것처럼 사회가 여성에게 ‘달성 불가능한 이중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지요. 2000년대 초중반에 유행했던 ‘베이글‘이라는 단어의 뜻을 다시금 떠올려봅시다. "베이비 페이스지만 몸매는 글래머러스하다." 우리 시대의 여성상은 이토록 절충적이면서도 모순되게 빚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순 속에서 여성은 평범한 인간이 아닌, ‘불가능을 목표로 하는 존재‘로 거듭납니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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