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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남편에게 꼭 지켜야 할 11가지 에티켓
블랑쉬 에버트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결혼생활을 하면서 서로에게 지켜야 할 에티켓이 있다면??
차라리 서로 불편하게 살 것 같으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인 것처럼도
보인다.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어린시절은 어른이 되어 부모
라는 자리에 서 보니 고마운 추억이자 감사한 시간이었다. 주어진 시스템에 그럭저럭
맞추어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미혼의 자유라면 자유랄까? 결혼을 하고 아내가 되고 남
편이 된다는 것은 가정이라는 우리만의 시스템을 만들어야하는 주도자, 즉 리더가 된
다는 뜻이기도 하기에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따뜻한 울타리면서도 무언가 체
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가정이어야 그 안의 구성원들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에티켓이란 불편을 감수한 작은 배려의 시작이라고 하겠다.
아내라는 자리를 결혼식이라는 화려한 설렘으로 가지게 된 나는 호적만 옮겼을 뿐 진
정한 아내의 역할에 대해서는 무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조금도 양보하고 싶지 않았고
마치 노동력 착취를 당하는 직원이 사장에게 시위하듯 그렇게 신랑에게 목소리 높이며
투쟁신혼을 보냈다. 차라리 진정 노사합의라면 협상이라도 가능할 터 부부의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상처입은 두 영혼이 늘 평행선을 걷는다. 과연 정말 내가 옳았던
것일까?
180개의 글귀들은 슬프게도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부인이었냐를 말해준다.
가끔씩 '아내가 남편의 종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걸까'라는 뜨거운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끓어오르기도 했지만 책을 덮고 나니 조금더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접하지
못한 내가 조금은 우습기도 했다. 잔뜩 인덱스를 붙여놓은 모습이 무척 찔리는 것이
많았던 걸 반증하는 것 같다.우리나라의 정서와 100% 딱 맞는 말은 아니지만 가정을
가꾸는 아내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같은 까닭에 그 공감대를 형성하기엔 충분하다.
남편이라는 사람이 가정이 정말 편안하고 행복한 곳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11가지 에티켓의 목표라는 것만 명심하면 될 것이다.
가장 따라하기 힘들 것 같은 내용이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다음과 같은 것들^^)
.......
남편이 오토바이를 사는 것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
옆에서 함께 달릴 수 있는, 오토바이에 장착하는 사이드카도 같이 사라고 말하는 것만
으로도 충분하다.
Don't object to your husband getting a motor-bicycle; merely insist that he
shall buy a side-car for you at the same time.
........(본문 중)
참고로, 각 페이지마다 번역 전 원문을 함께 싣고 있어 영문을 그래도 만나는 즐거움
도 함께 누릴 수 있다. 가끔은 번역된 글이 잘 정돈된 느낌을 받기도 하고, 가끔은 원
문이 더 간결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뭐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니 책을 덮고
나서 나쁜 아내가 될 것 같을 때 다시 한번씩 펼쳐보는 센스만 있으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