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산 - 히말라야에서 백두대간의 사계절까지
김윤숙 지음 / 그로우웨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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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매우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화가 김윤숙의 그림 에세이 <흐르는 산>은 '히말라야에서 백두대간의 사계절까지'라는 부제처럼 여러 해의 사계절을 거쳐 저자가 직접 산에 오르며 보고 느꼈던 심상을 글과 그림으로 엮은 책입니다. 그 시작은 우연히 시청한 히말라야 영상이었다고 합니다. 설산에 대한 강렬한 인상이 산행의 시작으로 이어졌고, 산을 다니며 자연과 가까워전 저자는 능선의 아름다움을 한폭의 그림으로 기록하였습니다. 백두대간을 직접 등반한 적이 없는 필자에게 화가의 그림 기록은 멋짐 그 이상으로 다가옵니다.



프롤로그를 시작하는 그림은 안나푸르나의 푸른 설산 그림입니다. 아크릴 물감에 돌가루를 섞어 혼합재료로 그린 그림에서 재질감이 느껴집니다. 저자는 산은 그대로 있지 않다며 '흐르는 산'이라 칭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백두대간이 우리나라 산을 소재로 하고 있다면 흐르는 산은 히말라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큰 그림 전시의 경우, 도슨트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해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지만, 소규모 갤러리 전시회의 경우에는 화가를 직접 만나기 전에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어렵습니다. 물론 그림 감상이 꼭 작가의 의도대로 이뤄질 필요는 없지만 종종 제작 배경이나 의도를 이해하게 되었을 때 종종 다른 감상을 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림과 이야기를 함께 접할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산에서 받은 감동과 아름다움을 점으로 나타내며 생동감을 표현했다는 글을 읽은 후 그림 속 점들에 더 눈길을 주게 됩니다. 색상조합이 너무 예뻐서 실제 그림의 크기를 가늠해보며 책으로 만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그렇게 가보지 못한 산은 그림으로 대신 등반하고 가본 적이 있는 산은 이렇게 그림처럼 아름다웠던가 기억을 되짚어보게 됩니다.


산행을 하며 삶의 철학을 얻고 예술의 화두를 만난 저자의 여정을 편히 앉아 구경하는 호사를 누려봅니다. 그냥 예쁘다는 광경이 화가의 눈을 통하면 클림트의 금빛과 닮은 장면으로 표현되는 글이 인상적입니다. 단풍이라는 단어말고 어떤 표현으로 가을산을 표현하고 있었는지 잠시 생각하다가 올 가을에도 남설악 점봉산은 금빛일지 궁금해집니다.


무릎이 시끈거려 산행을 자제하고 계시다면, <흐르는 산>으로 편히 산 구경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다채로운 자연의 색으로 물든 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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