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는 다 천사로 죽는다고 하셨잖아요?"
"사형수도 착하게 죽는다고 했었지. 그런데 아닌 것 같아. 인간은다 악마로 죽는 것 같아."
"뭐가 맞는 거죠?"
"맞고 틀린 게 어디 있나? 결국 같은 말이라네. 빛과 그림자."
"아……."
"내가 몸이 아프니 저 의자에 매일 누워 있어. 낮이고 밤이고 앉아 있고 누워 있지. 오늘은 자네 온다고 새 옷 입었지만, 평소엔 겨우 휴지로 코나 풀고 있다고. 여기 누워서 코 푼 휴지를 저쪽 휴지통에 던지는데, 어느 날은 딱 골인이 돼. 기분 좋지.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는 거야.
‘나이스샷!‘
그러다가 내 모습이 처량한 거라. 그래서 하나님에게 하소연을한다네.
‘하나님, 우리가 큰 거 원했습니까? 인간들에게 너무하시는 거 아니에요? 재앙이 너무 크지 않습니까?‘
그깟 휴지가 쓰레기통에 골인한 게 뭐가 그리 좋아서, 기뻐하는내가 애처로워서 통곡하는 나보다 더 불쌍해서,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떨어지는 거야." - P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