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청춘 ‘오춘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꺽이는 나이가 되면 삶을 선택한다기보다는 계속 살던 대로 살든가, 슬슬 무너지든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그래, 이 잔고를 어떻게 써야 잘썼다고 소문이 날까?
영미권에는 "오늘은 당신에게 남은 생의 첫날입니다"라는말이 있다. 남은 생은 첫날부터 시작이지만 그때는 풍성해 보여도 이내 쪼그라든다. 플라톤은 사랑(에로스)이 빈곤의 여신과 풍요의 신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했는데 시간도 그런 것 같다. 무르익어가는 시간 동안 비옥한 기다림이 꽃을 피우지만고갈과 마모도 시간의 산물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한정되어 있고 하루하루 선택지가 줄어드니 분별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때 아닌 ‘오춘기‘가 더 이성적인 태도로 이어지지는않을 것이다. 프랑스 시인 클로드 루아는 절묘하게도 "인생이문장을 끝맺지 않는 법"을 말했다. 끝을 딱 맺지 않고 반쯤 열린 문처럼 내버려두는 편이 인간적이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닫아주고 마침표를 찍어줄 것이다. 비록 그들이 우리 팔자가 어쩌니 저쩌니 떠들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삶은 늘 영원한 도입부요, 점진적 전개 따위는 끝까지 없다. 우리는 언제나 현재의 문 앞에 떠밀려 있는 상태로만 시간 속에 정주한다. 우리는 시간 속에 머물되 고정 거주지는 없는 노숙자들이다. - P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