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김삼연 ㅣ 바람그림책 175
홍정아 지음 / 천개의바람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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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바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다 보면, 책을 덮고 나서 오히려 이야기가 시작되는 경우가 있어요.

『내 친구 김삼연』이 딱 그런 책이었어요. 첫째가 책을 읽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저도 자연스럽게 끝까지 함께 보게 되었는데, 조용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겨주는 그림책이라 읽고 난 뒤에도 계속 마음에 남더라고요.

이 책은 김삼연이라는 아이를 바라보는 여러 사람들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돼요. 어떤 친구는 삼연이가 용기 있고 씩씩하다고 하고, 또 다른 친구는 겁이 많다고 말해요. 빵집 아저씨는 착하고 다정한 아이라고 하고, 펀치 기계는 자기 센서를 고장 낸 악당이라며 화를 내기도 하죠. 애벌레들은 자신들을 지켜 준 영웅이라고 말하고, 가족들조차 삼연이에 대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같은 아이를 두고 이렇게 다양한 말이 나온다는 설정부터가 참 인상 깊었어요.

특히 좋았던 점은 누군가의 말이 정답처럼 강조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누가 맞다, 누가 틀리다 판단하지 않고 각자의 시선이 그대로 나열될 뿐인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구나”라는 메시지가 전해져요. 
그러다 아빠가 삼연이를 불러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하고, 가족들이 삼연이를 찾아 나서게 되는데요. 이 장면을 읽으면서 저 역시 우리가 누군가를 판단할 때 정작 그 사람의 이야기는 제대로 들어본 적이 있었나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읽는 내내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김삼연의 태도였어요. 
주변에서 어떤 말을 하든, 칭찬을 받든 오해를 받든 삼연이는 크게 흔들리지 않아요. 누가 자신을 어떻게 부르든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해나가요. 요즘처럼 남의 시선이나 말에 쉽게 흔들리기 쉬운 환경에서, 이런 모습은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꼭 필요한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도 정말 따뜻해요. 
크레용과 색연필의 질감이 살아 있어서 장면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삼연이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그림의 느낌도 자연스럽게 변해요. 어떤 장면에서는 씩씩해 보이고, 또 어떤 장면에서는 작고 여려 보이는데, 그 차이가 오히려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첫째도 그림을 유심히 보면서 “여기서는 좀 무서워 보이는데?”라며 장면마다 느낌이 다르다는 걸 스스로 이야기해 줬어요.



책을 다 읽고 난 뒤, 첫째는 “김삼연은 착한데 사람들이 자꾸 다르게 말해서 좀 속상했을 것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그래도 삼연이는 자기 할 일 해서 멋있어”라며 한참 동안 다시 책장을 넘겨보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내 친구 김삼연』은 아이에게는 친구를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 주고, 어른에게는 내가 보고 있는 모습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이에요. 아이와 함께 읽고 나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친구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기에도 좋았고, 조용하지만 단단한 여운이 오래 남는 책이라 여러 번 다시 꺼내 읽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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