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뿐만 아니라 어떤 예술 작품이나 건축물을 볼 때도 그 시대 배경이나 예술가들 더 알고 가면 안 보이던 게 보이고 흘려들었던 부분이 들리게 되고 느낌도 다르게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바흐를 그렇게 느꼈다. 초등학생 때 접했던 바흐는 나에겐 치기 쉬운 것 같은데 어려운 곡으로 느껴졌다. 계속 손가락에 이상할 만큼 힘이 들어가서 선생님께 하도 뭐라고 들어서 바흐의 다른 곡은 듣기만 해도 거부감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바흐의 시칠리아노를 들어본 순간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지금의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봄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그 느낌을 느끼면서 감상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들어본 바흐의 음악은 그때의 감정은 다 없어지고 봄의 기운만 남겨주고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봄기운이 가득히 피어오르는 날,
바흐가 그리도 좋아핬다던 커피를,
그중에서도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마시면서
그의 플루트 음악을 듣고 있노라며
무언가 아득한 것이 시공을 뛰어넘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