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점은, 책이 단지 과학적 사실의 나열이나 정책 제안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사고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한다는 점이다. 기후위기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다. 변화하지 않는 삶의 방식, 근거 없는 낙관주의, 그리고 눈앞의 이익을 놓지 못하는 구조적 맹점이 진정한 위기의 본질임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절망만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탈탄소화, 순환경제와 같은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하며, 문제 인식에서 행동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성을 끊임없이 환기시키며 위기를 말하는 동시에 희망의 방향도 제시한다.
[1도의 가격]은 우리가 지금까지 외면해 온 질문들을 직면하게 만든다. 지금의 기후는 누구의 책임이며, 무엇을 바꾸어야 하며, 언제 행동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 답은 결코 먼 미래에 있지 않다. 이미 벌어진 변화 속에서,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 아닌 실행의 시간임을 이 책은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1도, 과연 그 정도는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 물음 앞에서 독자는 각자의 위치에서 삶을 다시 점검하게 된다.
그리고 그 물음이 끝나지 않는 한, [1도의 가격]이 제시하고 있는 여러가지 질문들은 오래도록, 세대를 거쳐 거듭하여 묻고 해답을 찾아야 할 문제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