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벌거벗은 세계사 (사건편2)

2024.06.22~2024.06.30


 학창시절의 역사공부를 떠올려보면 책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들이나 입에 잘 붙지도 않았던 사건, 지명, 제도 등의 명칭들을 외우는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었던 것 같다. 덕분에 그 오랜기간 여러 권의 교과서와 참고서를 독파했음에도 단편적인 사건과 인물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을 뿐 그 선후나 인과관계는 가물가물한 채 전반적인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음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수준이다. 다만, 가끔 역사선생님이 들려주던 특정한 인물이나 한정된 사건에 대한 비사들은 배경지식이 모자라도 충분히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한편의 극적인 소설과도 같았던 이야기들이 많아 지금까지도 인상깊게 남아있는 것들이 많다.


 이 책 <벌거벗은 세계사>가 바로 그런 흥미로운 이야기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기 TV 교양프로그램<벌거벗은 세계사>는 굳이 챙겨보는 프로는 아니지만 무심하게 채널을 돌리다가 종종 마주치는 흥미로운 주제들 덕분에 여러번 재미있게 시청하곤 했다. 그 제작진이 지은 도서 버전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본서인 사건편 외에도 인물편, 전쟁편, 경제편, 잔혹사편, 권력자편까지 여러 갈래의 주제로 나누어 발간되어 있었다. 영상을 통한 시각적 전달력의 힘이 크다고들 하지만 진행자의 언어로 흘러 지나가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TV 프로그램과는 달리, 활자를 통해 나의 리듬으로 읽고 곱씹어 이해할 수 있는 느린 버전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나름의 또다른 매력이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시작한 그리스의 민주주의로 부터 인도의 카스트제도, 초한지의 한우와 유방, 유럽의 종교개혁, 스페인 내전과 2차 대전의 전범들, 중국의 현대사와 러시아 제국의 몰락, 냉전 시대의 CIA 그리고 뮌헨 올림픽 참사로 대표되는 국제적인 테러에 대한 이야기까지, <벌거벗은 세계사>는 시대를 아우르는 총 열가지의 사건들을 통해 그와 연관된 역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내준다. 각 꼭지마다 함께한 지식인들이 모두 다름에도 책의 문체와 이야기의 전개는 일관성이 있어 각 장의 주제가 바뀌어도 이질감 없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라는 명분 뒤에 숨어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했던 강대국의 횡포들이다. 이러한 이기주의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극단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까지도 덮어버린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 해당 국가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일 수 있겠지만 과연 그것이 용인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과거와는 여러모로 달라진 위상의 대한민국이지만 여전히  지리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위치한 우리가 지난 역사를 통해 기억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책에서 거론된 사건들에 비추어 생각해보게 된다.


 역사는 비슷한 모습으로 반복된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 역사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은 보다 넓고 깊게 세상을 바라보고 미래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사례는 본서에도 많이 등장한다. 지은이들의 의도대로 <벌거벗은 세계사 사건편2>는 기억속에  듬성듬성 비어있는 역사의 빈칸을 흥미롭게 채워 보다 깊이 있는 역사의 이해를 위한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준다. 게다가 TV 만큼이나 부담없고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