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 대선후보 6인의 성격과 심리 분석
김만수 지음 / 파람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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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갑자기 바뀌면 죽는다>
- 김만수의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서평

국산도 외국산도 여러 질이 있다.
아니, 지구상의 그 누구도 한 공장에서 나오더라도 똑같은 제품은 없다
(나는 일란성 쌍둥이 언니와 살고 있다).
그러나, 유사 제품은 많이 있다. 그 물건(?)을 종류 별로 나누는 방법 또한 여러가지가 있다.

79억 인간은 각자 부모와 그 부모의 조상들을 통해 물려 받은 선천적인 기질과 후천적인 환경이라는 두 가지 재료를 버무려 만들어진 요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 중에 한 분류 법이 그 요리의 속성, 특징을 몇 가지로 나누는, <심리 분석>이 있다.
이 분류법으로 대한민국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는 여섯 명의 셀럽(5명의 법대 출신과 1명의 의대 출신)을 대상으로 한, 마음 해부도,
즉, ‘그림’ 책이 지난 9월에 시중에 나왔다.
그 ‘그림’들을 보고 느낀 감상을
아래에 적어보려고 한다.


이 책은,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향해 야심차게 출발선에 서있는 6명.
<이재명/이낙연/안철수/홍준표/황교안/윤석렬>
(저자가 구분하고 서술한 순서) 이라는 여섯 가지 ‘요리’에 대한 품평회를 내용으로 한다.

정치 노선이나, 소속 정당, 정책들을 다루지 않고, 언론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가족사와 성장 과정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구분법으로 그들을 해부하고 그 ‘맛’을 품평한다(중복도 있다).

크게 <사회형> 인간과 <집안형> 인간으로 대별하고 이를 다시, <자기 중심형> 인간, <조직형> 인간, 조직형 인간 뒤에 숨은 집안형 인간, 아버지에 갇힌 유형, 가족에 갇힌 유형, 조직에 갇힌 유형, 품위에 갇힌 유형, 아버지를 극복하고 어디에 갇히지 않은 유형…
으로 세분한다.

누가 어디에 속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우리가 보통 정치인에게 가지고 있는 피상적인 이미지와 선입견과 다르게 실제 그들이 출생 이전부터 내재돤 유전자의 역사와 가정사, 출생 후 겪었던 그 성장 과정의 수많은 ‘재료’들이 하나의 완성된 ‘요리’로 만들어지기 까지가 어떻게 날줄과 씨줄로 엮어지는 지, 저자는 인터뷰도 없이 오로지 그들이 쓴 책과 그들에 관한 책, 텍스트만을 토대로 서술하였고 독자로서 그 요리의 레서피를 읽어내려가는 과정은 흥분으로 가득찼다.

<한 남자를 알고 싶으면 그 남자의 아버지를 보라>고 하는 말도 있다. 이 책에는 여섯 명의 아버지는 물론, 여섯 명의 어머니도 등장한다. 형제,자매들도 나오고 아내도 나오고 친구들도 나오고 선생님들도 등장한다. 달리 표현하면, 여섯 편의 드라마,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아주 많다.

그중에 콕 집어 주인공의 아버지에게 집중적인 스포트 라이트를 비춘다.
왜? 일반적으로 한 인간의 내면화와 정체성과 사회화에 그 아버지는 지대한 공(?)을 세우기 때문이다.

나 역시 선친과 살았던 약 52년의 세월을 돌이켜 보건대, 이러한 저자의 <남자 인간> 분석 방법에 크게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다시 한번 나의 정체성과 가치관, 태도, 기질에 선친의 '보이지 않는 중력'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그 구체적인 사례를 ‘여섯 분의 아버님’들을 통해 여러분도 실감해 보기를 강추한다.

그래서, 이 책의 책장을 넘기는 내내, ‘공식’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내밀한 한 인간의 무의식과 의식의 속살을 들여다 보는 <관음적 쾌감>은 매우 진했고, 이 쾌감을 통해 6인의 예비 후보를 훨씬 더 잘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정치 고관여층이 아니더라도, 나같이 인간에 대한 기본 애정(?)이 남다른 인문학적 취향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이 책은 더욱 더 일독을 해볼 가치가 있다고 보여진다.

사람이 50대를 넘어가게 되면 그 사람이 살아온 발자취는 그대로 우주의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되어 그 인간의 겉과 속에 뼈처럼 화석처럼 박히게 된다. 운이 닿는다면, 그 조각들을 끼워 맞춰 가급적 완전한 형태로 진열장에, 박물관에 전시할 수 있는 ‘물건’으로 거듭 나기도 한다.

그 ‘화석’을 연구하고 맞춰 볼 때의 희열은 상상 이상의 흥분을 가져다 준다. 왜냐하면 중장년의 우리 모두는 바로, <살아있는 화석>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속살에 대한 탐구를, 현실 대선 후보 6명을 통해 해보는 재미는 동시에 나의 <정치적 선택>에도 매우 유익한 데이터로 활용 됨을 부정할 수 없기도 하다.

원래, 영화 평이든, 서평이든 <스포일러 금지>가 내 평생의 변함없는 원칙이다. 그러니 책 내용의 진짜 흥미 진진한 부분을 조금도 누설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운해 하지는 말기 바란다.

필자는 대인 관계에 있어서 평생 고수하고 있는 또 하나의 원칙이 있다. 그건 내가 아는, 내 눈에 보이는 사람을 보이는 만큼, 아는 만큼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 눈에 비치는 모든 사람은 그 사람의 극히 일부분(빙산의 일각) 만을 내가 보고 있다고 믿고 그런 태도로 사람을 대하고 관계를 맺어 간다는 원칙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여섯 명의 대선 후보들 또한 언론에 비친 그 공인(혹은 정치인) 의 이미지가 아닌, 가족사와 성장 과정이라는 비교적 덜 마사지 되고, 덜 훼손된 뼛 조각, 화석을 통해, <자연인 아무개> 라고 하는 그 심연의 바다 속으로 잠수해, 단단한 껍질 속에 숨어 있던 부드러운 속살을 만져보고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 그들의 행위와 말과 글 뒤에
<숨어있는 벽>, '응달'을 통해서, 그동안 알 수 없었던 그 6명의 公人에 대한 궁금증이 한 권의 '평가서'를 통해 상당 부분이 해소가 되었다.
이는 전적으로 저자의 기획력과 연구하는 자세, 그리고 인간에 대한 연민과 뜨거운 시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이 여섯 명 중 누군가가 간택 되어 대통령이라는 공직에 오를 것이 틀림없으리라. 그렇다면, 사전 검열 차원에서도,
“잠깐 검문 있겠습니다!” 하고, 후보들의 몸 수색 정도는 주권자의 자격으로 당당히 짧은 시간에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에 이 책이 그 어떤 대선 후보 해설서, 참고서 보다 더 큰 효력과 가성비를 나타내리라 확신한다. 그 확신은 마지막, 여섯 번째 등장하는 <윤석렬>에 관한 글이 끝나면 자연스레 찾아오리라.

최소한, 누가 더 잘 살아 왔는 지, 집안 뜰만 쓸고 닦았는 지, 집 바깥 동네 어귀도 청소했는 지,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사람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바뀌기 전에 우리 모두는 죽는다.

(끝)

#누구를선택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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