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의 심리학 - 그들은 어떻게 친구가 되고 왜 등을 돌리는가
레이철 시먼스 지음, 정연희 옮김 / 양철북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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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무리의 우두머리인데 B가 전학을 왔다. B는 A보다 능력이 출중하여 A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무리에 속해있는 C는 같은 학교 남학생 D를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남학생 D가 B에게 호감을 보인다. C는 이 사실을 A에게 알리고 무리의 모든 친구들은 B가 어떤 행동을 했던가에는 관심이 없고 "해픈 애, 꼬리치는 애"로 만들어 직접 보는 앞에서는 잘해주는 척 하며 뒤에서는 험담을 하고 쑥덕거린다. 이상한 기류를 눈치챈 B는 무리와 다시 잘 지내보려 혼자서 고군분투하지만 사태는 점점 더 악화된다. 학교 생활이 괴로워 못 견디겠는 B는 결국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고 운 좋게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지만 한 번 입은 상처는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
  이 책은 미국의 평범한 중학생 여학생을 중심으로 여학생 사이에서 일어나는 집단 따돌림을 주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책의 전반부에 등장하는 이유없이 따돌림을 당하는 많은 사례를 보여주고, 가해하는 학생들은 왜 가해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대부분 학생들 사이에서의 갈등은 인기가 가장 많은 무리의 중심인 학생이 있고 평범한 아이들은 인기있는 무리에 끼고 싶어 그 옆을 기웃거리다 그 무리에 들어간다. 평범한 아이와 무리의 중심인 아이가 갈등을 겪다가 결국 평범한 아이가 배척되고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내가 여자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똑같은 패턴에 정말 넌더리가 난 이유는 미국의 평범한 여학생들은 자기 감정 표현에 왜 이토록 서투른가 하는 점이다. 그것은 아마도 중세 시대 유럽에서부터 미국의 역사가 이어져왔기 때문에 여자라면 조신해야한다. 차분해야한다. 어떤 경우에도 나의 싫은 감정을 상대방이 직접 알게 하면 안된다라는 뿌리깊은 악습의 결과가 아닐까 한다.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흑인계 여성들이 살기위해 몸부림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본인의 딸들은 더욱 자신을 표현하라고 교육하는 것을 보면 미국의 평범한 부모들도 여학생을 가정에서 교육시킬 때 “좋은 게 좋은것이야”라는 “너 하나만 견디면 된다”라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 책의 한계점이라고 한다면 집단 따돌림이 여학생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미 전세계로 퍼져 있는데 여자와 남자의 차이가 아닌 인간이 인간을 왜 특정한 이유없이 집단으로 배척하고 미워하는가에 관한 연구도 더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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