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검은 뱀의 기록
이내리 / 허니비 / 2023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외존재 느낌을 잘 살린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씬도 단순히 센걸 넘어서서 정말 평범하지 않아요 씬이 정말 길지만 야함을 못 느꼈어요 그런데도 재미없다기보다 오히려 흥미로웠어요 남주는 오랜기간 여주를 기다려 짝으로 삼고 싶으면서도 먹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는데 그런 상충되는 마음이 그로테스크한 씬에서 잘 드러난다고 생각했어요 남주의 마음을 곱씹으면서 읽으니까 긴 씬 묘사도 한글자 한글자 다 읽게 되더라구요
서술이 불친절하다는 리뷰도 있는데 그래서 읽기 힘들지만 또한 그래서 이 글의 느낌이 잘 사는 것 같습니다 인간과 사고체계가 다른 존재에 대한 신비로움이 글 읽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해줘서 좋았어요 묘사나 해설이 확실한 글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제가 질문을 던지고 심리를 탐구해야 하는 글도 흥미로웠어요
남주가 너무너무 순애보라 자기 얘기 하나씩 할때마다 진짜 감동받아서 울뻔했어요 동물답게 자신이 강한 종족, 강한 수컷이란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여주랑 함께 하려고 하찮은 인간 흉내를 내요 여주를 먹고 싶은데 꾹 참고 여주만 안먹는게 아니라 여주가 태어난 땅에서 난 모든 것들을 안 먹겠다고 계속 굶고 자기 몸만 뜯어 먹고 살아요 평생을 엄청 배고픈 상태에서 델리만쥬, 갓 구운 삼겹살, 치킨 기타등등을 코앞에 두고 먹지 않고 참는 뱀생이라니... 이런 미친놈이 또 어디 있습니까ㅠ
초반에는 좀 무섭고 피폐물인가 싶었는데 끝에서는 둘이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고 막 응원하고 싶고 그랬네요 이내리님 다른 글도 좋아했는데 이 작품은 또다른 의미로 좋아하고 즐겨 볼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