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운명을 책임지는 마법의 기록
소네 캐리온 지음 / 유이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어떤 사람일까? 라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한때, 인터넷을 떠도는

이런 저런 테스트들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결과를 찾아서 설명을 읽어보면, ‘엥!!내가

아닌데!!‘ 라는 실망감으로 컴퓨터를 껐던 것 같다.

수 많은 사람들 중에 진정한 나를 데이터화한 테스트들이 알아낼 리 만무하지만

그런 테스트에 기대 볼 만큼 자신에게 궁금한 점이 많다. 나의 성향은 무얼까?

나의 운명은 어떤걸까? 심지어는, 어떤 직업이 나에게 맞을까 등등 말이다.

 

이 책을 읽어가며 적어가며 그리고 작은 그림들을 그려가며 내가 어떤 사람이고

키를 돌려 어느 방향으로 항해하고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사색에 잠겼다.

몇 번 몇 번에 끼워 맞추는 테스트가 아니라, 나를 여백에 표현하는 시간들이

었다. 책의 요구대로 아주 아주 천천히 읽어가면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 수 있었다

평화로운 물위에 떠 있는 커다란 배 한 척, 그 배에서 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는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같은 책이라도 몇 년 후에 다시 테스트를 해보면

문제에 대한 답이 달라질테니, 그 또한 흥미로운 새로운 기록이 될 듯 싶다.

 

책 첫장부터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테시우스의 배를 아느냐고 말이다.

그 배는 천장의 판자로 만들어진 낡은 배여서 유명한 수선소에 맡겨서 새판자로

덮여 만들고, 떼어낸 판자로 또 다른 배를 만든다. 두척의 배 가운데 진짜

테시우스의 배가 무어냐는 물음에 나는 멍해지고 말았다.

솔로몬 왕의 지혜가 필요한 질문인 것처럼 나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지워지고

말았다. 그 배처럼 우리는 매일 매분 변하고 있다. ‘항상 새로워지는 한 척의 배’

가 바로 나이다. 이 말을 듣고 머리 속에 상쾌한 바람이 분다.

지금껏 내 인생에서 후회스럽고 되돌아가고 싶던 시간들이 분명 존재 하지만,

나를 돌아보고 가꾼다면 적어도 앞으로 다시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힘쓸 수는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너무 흔히 들은 이야기겠지만 얻으려는 만큼 지불해야 하는 책임의 원리에

관한 글도 너무 잘 읽었다.

새로워 지는 배 한 척, 그리고 나의 판자에 어떤 책임을 남길지,

어떠한 경로를 어떠한 마음으로 항해 할 것인지, 그 배의 선장은 어떤 모습일지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그 마음으로 마지막 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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