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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
이옥남 지음 / 양철북 / 2018년 8월
평점 :
선물받은 책은 다시 만나기전에 읽어봐야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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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기 전에 챙겨서 나온 책,
지하철역을 향해 열심히 걷던 중에
매일 매일 스치기만 했던 솔잎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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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찍어야겠다 생각했죠.
독후감엔 꼭 사진과 함께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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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올라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읽다보니 이 책,
마음 씀씀이가 예쁘다 싶었어요.
계절마다 페이지 색깔도 다르고,
글자색깔도 다르게,
그렇게 만들어져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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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일상에서 제일 다채롭게 다가오는 게 날씨와 계절이기 때문에 그랬을까?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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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저 글씨가 배우고싶었고, 조금 더 예쁘게 쓰고싶다는 마음으로 쓰여진 할머니의 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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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홀로사는 할머니 일상이 뭐 특별한게 있겠냐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할머니가 글자가 아니라 시를 배우셨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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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밭일하느라 온 종일을 바치는 일상 이야기를 하시는데ᆢ
그 글들이 어찌나 문학적으로 다가오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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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다 겪어보고,
다 지나가보신 분의 살아감은
그야말로 시가 되는건가보다ᆢ
느끼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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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야기를 하신게 아니었는데,
그 글자 글자들이 많이도 마음에 담기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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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내려간 시선, 시선이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어머니의 시선"인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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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렇게 원망스럽고 맺힌 한도 많겠지만,
내려놓을 수 없는 "엄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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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그런 마음이 담겨있어,
지레 가슴 언저리가 따끔따끔해 졌습니다.
멈추는 곳곳에 쓰는 마음이 바보같이,
참 크고 따뜻해서 더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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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자식노릇만 하고있는지라
지은 죄가 있어서
송구스런 마음이 올라올때가 있었지만,
책 자체를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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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마음 그대로,
맞춤법도 틀리면 틀린대로.
읽다보면 그곳의 어휘인양 정감이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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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나온 봄 여름 가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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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옥남씨.
나는 왜 이리 오래사나ᆢ 그런 걱정일랑 마시고,
오래 오래 일기 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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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멀리 손녀뻘쯤 되는 아이가
많이 위로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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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서 토닥토닥 해주시는 줄 알았어요.
사람 사는 일이 예나 지금이나 어찌이리 달라진 게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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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옥남씨.
아프지말고, 맘 썩이지말고,
좋은거 보고, 담으며
오래 오래 아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