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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22년 6월
평점 :
미래학. 상당히 나에게는 생소한 학문이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는 미래학이 어떤 학문이고 무엇을 배우는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막연하게 그냥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학문일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우리가 이런 미래학을 잘 알지는 못하더라도 '앨빈 토플러'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꽤 있을 것이다. 과거에 '제3의물결'이나 '미래 쇼크'와 같은 책을 저술한 유명한 저술가로 말이다. 바로 이 앨빈 토플러가 미래학자 이다.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이지만 저자가 남겨 놓은 탁월한 식견과 인사이트는 저자의 책을 통해서 여전히 현대 사회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이번에 저자의 책인 '부의 미래' 개정판이 발행되었다. 보통 개정판이라고 하면 몇년이내 내용을 바꾸어 다시 발간하는 형식이 많은데.. 놀라지 마시라. 무려 이 책은 2006년에 초판이 발행된 15년이 넘은 도서이며, 개정판도 234판이나 발행된 베스트셀러를 뛰어 넘는 스테디셀러이다. 변화의 부침이 심한 그 오랜 시간 동안 전세계 독자들에게 외면 받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 남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고 이를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사회를 내다보는 식견을 길러주는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이제 책의 내용을 살펴 보자. 이 책은 15년 전에 기술되었다는 사실이 놀랄만큼 현재 시대의 모습을 너무나 잘 반영하고 있다. 물론 책 속에서 예견했던 미래인 현재의 모습이 정확하게 하나 하나 들어 맞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저자인 앨빈 토플러의 생각을 통해 보여지는 현재의 모습은 그가 15년 전에 예측했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지구 온난화, 국가간 패권 다툼, 코로나와 같은 신종 질환의 출현, 경기 침체 등과 관련된 지구적인 상황과 인터넷, 메타버스, 가상화폐, 신약개발, 가상 공간 등의 기술개발로 인해 삶이 변화된 현재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 저자는 큰 틀에서 예측을 하고 있다. 미래라는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닌 숲을 보면서 그 숲이 어떤 모습으로 가꾸어지고 변화되어 나갈지를 책 속에서 보여 주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15년 전에 쓰여졌던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최근의 내용과 상황을 접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특히 앨빈 토플러는 이 책을 통해서 시간, 공간, 지식에 대한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에는 (물론 지금도) 농업 생산이나 기타 물품 생산을 담당하는 농업과 제조업이 경제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지식 기반 사회, 4차 산업 혁명과 같은 논의 속에서는 과거에 우리가 중요시 여겼던 부의 창출을 위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무너지며 지식에 기반한 새로운 시간과 공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애플, 아마존과 같은 혁신 기업의 탄생, 유튜브와 SNS를 통한 개인 인플루언스의 성장, 물리적인 공간을 뛰어 넘어 가상 공간을 이용한 학습, 업무 등의 구현 등, 과거에는 꿈으로만 여겨졌던 일들이 현실에서는 발생하고 있으며, 바로 이는 지식에 기반을 둔 기술의 발전을 통해서 가능해진 일이다. 그러나 단순히 지식이 뛰어나다고 새로운 방향성이 열리는 것은 아니고 상상력과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통해서만이 현재의 이런 모습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과거의 시간 개념과는 다르게 현재의 시간은 속도의 차이, 변화에서 나타나고 있다. 변화를 따라가는 빠른 대처만이 혁신과 성장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공간의 변화에 있어서 저자는 세계 경제 중심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또한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 새로운 (가상) 공간의 가능성을 이야기 한다. 이러한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지식과 결부시키면 새로운 부의 창출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코로나 이후 사회에서 우리는 이런 시간/공간/지식이 융합하여 크게 성장한 내용들을 볼 수 있다. 원격으로 가상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일들, 이런 일을 통해 누군가는 새로운 부를 쌓아 나가는 모습.. 바로 이런 것들이 앨빈 토플러가 책에서 말했던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이 책 '부의 미래'는 총 10부로 구성되어져 있으며 그 중 마지막 내용인 지각 변동에서 현대 세계의 모습을 보다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중국, 일본, 한국의 아시아적 내용과 미국과 유럽을 소개하는 서구적 내용을 통해 전세계의 환경적 요인과 내외부적 정세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부의 미래'에서 전체 내용을 다 보기가 힘들다면 시간/공간/지식을 소개하는 3-5부,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진단하는 10부는 꼭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이 650페이지가 넘다 보니 읽기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가 풀어내는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아 찬찬히 읽다 보면 충분히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번에 다 읽지 못한다면 본인이 취사 선택을 통해서 읽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미래에 대한 모습을 볼 수 있기에 한번의 독서로 책을 놓아두기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몇 번 반복해서 읽어도 좋을 것이다.
15년전에 기술한 책이 현재에도 살아 숨쉴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사람이 사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이 사고 하는 것, 행동 하는 것은 몸안의 유전자에 내재된 기질에 의해 반응하기에 시대가 변화해도 상황에 맞게 비슷하게 표출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모습이 다른 모습으로 표출될 미래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