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칭찬 사계절 웃는 코끼리 21
류호선 지음, 박정섭 그림 / 사계절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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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7~8세가 읽는 그림책 시리즈 [사계절 웃는 코끼리].

양도 아이들과 가볍게 읽기에 적당하고 재미있는 그림과 아이들한테 딱 맞는 얘기들이 담겨 있어서 읽으면 읽을수록 참 괜찮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 이 시리즈의 최신작인 [언제나 칭찬]을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았다. 글을 쓰신 류호선 선생님은 실제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시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실감나는 동화를 쓰셨나보다. 그림을 그린 박정섭 선생님은 어릴 적 산만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상상력의 크기가 만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두 남자아이의 엄마로써 이 말이 참 맘에 든다.(^^) 서울 문래동에서 그림책을 맛보는 그림책 식당을 운영하시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과 같이 읽기 시작했는데...조금 읽다가 엄마가 잠깐 어디 갔다 온 사이 큰 아이는 냉큼 들고 방으로 들어가 휘리릭 혼자 다 읽어버렸다.

아직 글자를 모르는 둘째는 엄마와 함께...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막내 기러기의 첫 여행을 읽어주시고 내일 막내 기러기 칭찬왕을 뽑기로 한다. 그리고 숙제는 칭찬받을 일을 열심히 하고 어떤 칭찬을 받았는지 일기장에 써오기.

오로지 칭찬받을 생각만 하는 토리는 정작 칭찬받을 만한 일은 안하면서 할머니에게 막무가내로 칭찬해달라고 조른다. 손주의 부탁을 못 이긴 할머니는 토리가 마음대로 하는 행동에도 칭찬을 해 주시고 토리는 신나게 일기장에 받아 적는다.

1.과자부터 먹는거 칭찬받음.

2.채소 먹지 않는 것을 칭찬받음.

3.휴대전화를 보면서 밥 먹는 것을 칭찬받음.

...

7살 둘째도 이게 말도 안 되는 칭찬이라는 걸 아나보다. 이게 뭐냐고 낄낄거린다. 그래, 너도 뭐가 옭고 그른건지 아는구나. 다행이다~.

엄마 입장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할머니 칭찬은

7.글씨가 창의적이어서 칭찬받음.

아이를 공부시킬 때 무어라도 하나 구체적인걸 잡아 칭찬해줘야 한다는 건 많이 들어서 알고 있지만, 막상 칭찬하기는 정말정말 힘들다. 그런데 이 할머니는 정말 대단하시다. 나라면 눈을 아무리 크게 뜨고 봐도 알아볼 수 없는 저 한글을 보고 해서 끓어 올랐을텐데 할머니는 어쩌면 우리 손주 글씨가 참말로 창의적이구나! 할미가 칭찬한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을까? 할머니라서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었던 걸까?

이런 식으로 칭찬을 쓰다보니 토리도 웬지 꺼림칙한 기분이 들기는 한다. 그래도 일기장을 가득 채운 칭찬을 보니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그러던 와중, 토리는 할머니 바늘구멍에 실을 꿰 드린다. 토리가 실을 꿰어 준 바늘로 떨어진 단추를 단 할머니는 진심으로 손주를 칭찬해 주신다.

할머니, 그럼 지금까지 한 칭찬은 진심이 아니었어요?”

할머니는 아무말 없이 미소만 짓고 토리는 이상한 마음에 일기장만 뚫어지게 바라본다.

퇴근하신 엄마아빠께 토리는 자랑스레 칭찬을 적은 일기장을 내밀지만 돌아오는 건 엄마의 레이저 눈빛과 빽! 지르는 소리.

첫째한테 책을 읽어보고 어땟냐고 물어보니 이 장면의 그림을 얘기한다. 결국 엄마한테 혼나서 토리의 팔다리가 떨어져 나간다고... 엄마가 빽! 하고 소리지르며 화를 내면 아이는 산산조각이 나서 여기저기로 날아가는 그림책을 읽었던 생각이 났다. , 그렇구나. 소리지르면 안 되는데, 초심을 잃어버리고 왜 이러 버럭버럭하는지 다시금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엄마아빠께 혼나는 토리를 감싸주시며 할머니는 말씀하신다.

우리 손주가 할머니는 위하는 마음은 참말로 참말로 칭찬하마. 할머니는 우리 손주 덕분에 이렇게 매일매일 웃는다, 웃어!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으니 할미는 손주 덕분에 매일 복을 받는 거 아니냐? 그러니 할미가 오래 살면 그게 다 우리 토리 덕분이지!”

할머니 다음에 또 실 꿰어 드릴게요.”

토리가 할머니 등 뒤로 소리친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아이들도 내 마음에도 무어라 말할 순 없지만 가슴 뭉클한 깨달음이 전해왔다.

 

책 뒤편의 사계절 웃는 코끼리 리스트를 보면서 다음에는 무슨 책을 읽을지 아이들과 같이 골라보았다. 또 아이들과 머리 맞대고 읽을 재미있는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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