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오리를 낳았어요
순칭펑 지음, 난쥔 그림, 권소현 옮김 / 리틀브레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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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오리를 낳았다는 제목이 신선해서 어떤 이야기인지 매우 궁금했어요.
보통 이야기 속에서의 여우는 영악하고 나쁜 역할을 많이 하는 동물인데
그런 여우가 오리를 잡아 먹는 것이 아니라 낳았다는 것이 말이에요.
표지를 보면 여우가 알을 소중하게 품고 있는 듯한 모습이에요.
그리고 많은 다른 새들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어요.
여우는 어떻게 오리알을 갖게 된 것일까요?

책 이야기가 궁금해서 얼른 읽어봤는데 읽으면서
스탠퍼드 마시멜로우 실험이 떠올랐어요.
흔히 줄여서 '마시멜로 실험'이라고 일컫는 교육학과 심리학 분야의 고전적 실험을 아시지요?
어린아이에게 마시멜로 1개를 주고 15분 동안 먹지 않고 참으면 2개를 주기로 하고 아동의 행동을 관찰했을 때,
먹지 않고 참아서 2개를 받은 아이들이 이후에 자라서 그렇지 않았던 아이들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실험이에요.
배고픈 여우는 오리알을 먹을까? 먹지 않고 기다릴까? 이걸 엄청 고민했어요.
물론 여우는 사실 오리알을 먹느냐 오리를 먹느냐를 고민했던 것이기는 했어요.
여우는 오리알을 먹지 않고 참아낼 수 있었을까요?

여우와 오리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인생을 함축해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도 늘 눈 앞의 이익을 따를 것인지 멀리 보고 크게 기다릴 것인지 고민하게 되고
또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자기가 원하는 일에는 누구든 스스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어쩔 때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얻기도 하고요.
또 한 편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얻어내기도 합니다.

종이 다른 동물 둘의 종을 뛰어넘는 환상적인 가족애와 우정을 그린 이 그림책을 참 감명 깊게 읽었어요.
배고픈 여우와 알에서 깨어난 아기 오리의 사랑이 그저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화면 구도에 테두리 디자인을 더해 장면에 어울리는 영어 단어가 적혀있는 그림도 특별했습니다.
그림책이란 나이와 세대를 뛰어넘어 감동을 주고 받게 되는 것 같아요.
읽을 때마다 다른 감동과 생각을 주는 그림책이 그래서 너무 좋습니다.
좋은 책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책세상 맘수다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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