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빛나는 순간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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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학은 이런것이다.

한 장르를 만들어낸 이금이 작가의 신간을 만났다.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생각하는 내 마음이 100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이 가지는 따뜻한 마음,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 부모로 가져야 할 다짐 등등 때문인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청소년 소설은 그저 따뜻한 이야기와 성장이 담긴.. 아이들을 응원하게 되는 이야기였는데

부모가 된 후 청소년 소설을 만나니, 부모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부모는 안되어야지, 이런 부모가 되어야지 라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아이들을 마음을 읽게 됐다.

지오와 석주가 나온다.

지오는 캐나다 생활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후 아빠랑만 살던 아이였고,

석주는 엄마아빠의 설계(?)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아이다.

수도권에 있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지방에서 내신점수를 높게 받기 위한 기숙 고등학교로 간다.

기숙사는 아이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며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하고 돈독한 정을 쌓는 곳이 아닌

약간의 강금과 억압의 상징이 된다는 것이 참.. 슬펐다.

지오는 아빠와 떨어져 살기 위해, 석주는 부모의 선택에 따르기 위해 영동의 한 고등학교로 오게 되고

2주에 한 번 있는 집에 갈 수 있는 날에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막 친해져서 함께 계획을 짜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어쩌다보니 출발하게 된 여행이었고...

그 곳에서 은설이라는 여자아이를 알게 된다.

표현은 안해도 속이 따뜻한 지오, 나약해 보이지만 단단한 석주, 깡다구 있게 다부진 은설..

이 세 아이들은 고작 스물 하고 한두살을 먹었지만.. 참 기특했다.

이 책은 차갑고 딱딱하기만 한 얼음들이 세상의 따뜻한 온기에 녹으며 빛이 나는 순간!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추운 겨울에 이 책을 읽었지만, 참 따뜻하게 와닿은것 같다.

10대 아이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해서 인생을 살아가라는 것! 솔직히 참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부모의 선택에 의해 휘둘리는 아이들은 너무 가여웠다.

특히, 부모의 욕심이 만들어낸 방향에 그저 아이를 밀고 당기는 것은.. 참 답답했다.

나의 10대 시절은 뭔가 특별한 일이 없었고, 특별한 선택이 필요하지 않은 인생이었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고민도 없었던 것 같은데, 아이를 보면서 많은 다짐을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가장 와닿았던 말은... 석주가 한 말인데...

난 항상 먼 미래만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아. 근데 여기선 그럴 수가 없어. 나무들은 필요한 걸 제때 해주지 않으면 안 되거든.

서은이랑 비슷하다. 서은이는 어른들이 어떤 상황이든 저 하고 싶은 걸 해야 돼. (중략)

처음엔 너무 버릇없는 거 같아서 걱정되는 거야.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그때그때 저한테 필요한 걸 원하는 거더라고. 나무가 자라려면 필요한 게 있듯이 그 애도 자기가 잘 자라기 위해서 필요한 게 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아. 난 서은이를, 미래만 보면서 살았던 나 같은 애가 아니라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알고, 또 하면서 사는 애로 키우고 싶어.

얼음이 빛나는 순간, 이금이

거실에 있는 유모차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아이가,

미래만 보면서 사는 아이가 아니라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알고 하면서 사는 애로 키우고 싶어졌다.

이렇게 책이란 것이, 내가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참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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