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데이즈 in 후쿠오카 도시 여행 테마 가이드 3데이즈 시리즈
RHK 여행연구소 엮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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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설명절 연휴에 시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 둘을 데리고 규슈를 여행할 계획이다. 그것이 바로 3 데이즈 in 후쿠오카라는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이다. 제목에서 이미 엿보이다시피 후쿠오카 여행의 엑기스를 뽑아 3일의 스케줄에 차곡차곡 담아놓은 책이다. 얼핏 책을 처음 받아드는 순간 '뭐 이리 책이 얇지?' 하고 불안한 마음이 든것도 잠시,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런 의심 따윈 던져버려도 좋을 듯 싶다. 그동안 다른 여행가이드 책을 읽고 해외 자유여행을 다녀본 바 두꺼운 가이드북을 정독하고 형광펜으로 체크하고 바이블처럼 챙겼다 하여도 막상 낯선 여행지에 도착하여 마주하게 되는 당황스러움에 커다란 확신까지는 주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얇지만 여러 정보를 가득 담고 있어 노약자들과 함께 하는 여행에 여러 곳을 힘닿는데까지 다니겠다는 욕심을 부리지는 못할지라도 취사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이 책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전제로 씌여져 있어. 우리처럼 연세드신 부모님이나 어린 아이들과 함께 개인적으로 렌트하여서 다닐 사람들에게 렌트카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긴 하지만, 그건 언제나 우리의 검색도우미 네이X가 있으니 패쓰.

공항에 내려서 입국심사를 마치고 짐을 챙겨서 나오게 되었을 때의 막막함. ‘이제 우리 어디로 가지?’ ‘난 누군가? 여긴 또 어딘가?’ 를 가지고 고민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는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첨부하여서 처음 일본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에게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나도 언젠가는 자유로운 몸으로 일본의 대중교통들을 이용해 볼 그 날을 꿈꾸며 소중히 책을 품어주었다.


매일 아침 8~9시부터 본 책에 제시된 시간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다보면 아침식사부터 쇼핑몰, 유적지, 관광지, 커피숍, 백화점 등을 돌다 밤이 되어 숙소에 들어가게 될만큼 알찬 정보로 가득하다. 각자 개인의 취향대로 타이트한 일정을 좋아한다면 책에서 소개하는 스케줄대로 별 고민없이 바삐 움직여주기만 하면 될 것이다. 반면 빡빡한 일정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취사선택하면 될 듯. 최대한 제시를 해주고 일정부분 스케줄 조정은 우리에게 맡겨둔 게 아닐까 싶다.


제목에서 제시한 것처럼 3 데이즈라는 것은 최대한 함축해서라는 의미일 것이다. 시간의 압박뿐 만 아니라 용량의 압박에 고민하는 여행자들에게 간단한 해결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몸에서 떼어내고 싶은 지방 몇 덩어리를 떼어놓고 훌훌 가볍게 뛰어나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가이드 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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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보기 좋은 날 - 내 가방 속 아주 특별한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슬로래빗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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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의 자화상일까? 네모반듯한 차가운 추상으로 알고 있는 화가, 몬드리안이다. 내가 상상하던 얼굴과는 전혀 다른 매우 열정적인 눈빛을 가진 화가의 모습을 만난 첫 편부터 이 책이 너무너무 좋아졌다. 한편 한편 어렵지 않은 설명과 우리의 삶이 곁들여진 내용들도 참 좋았지만 평소 궁금했던 화가들의 자화상이나 초상화들을 보여주어 화가의 얼굴과 만나게 해준 것이 참 좋았다. 뭔가 그림과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친근감을 형성해주는 느낌. 그래서 명화들이 어렵지 않게 다가왔다.




어느 근엄하게 생긴 성직자가 까만 옷을 입고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모습.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일상을 놀이처럼 즐기란다. 성직자라면 하루종일 성스럽고 엄숙해야 할까? 그러한 일상에서도 놀이의 중요성을 잊지 않는 것, 즐기는 것의 필요성을 잊지 않는 것이 삶에 균형을 찾아줄 것이다. 저 그림을 처음 마주했다면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뭔가를 풍자하는 것일까, 뭐 그런 생각을 했을 것 같다. 그러나 저자의 다정하고 섬세한 설명들에 아하~ 하며 무릎을 치며 책에 빠져드는 부분들이 이 그림을 제외하고도 너무나 많았다.




이 작품은 또 어떠한가? 대형 아이스크림이 거꾸로 떨어져 쳐박혀있는 건물, 어떤 쇼핑몰에 설치된 작품이라고 한다. 그저 유쾌하고 작가의 위트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러한 예술가들이 있음으로 인해 틀에 박힌 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르게 생각하기를 강요받지 않고도 배운다. 고맙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필력이 대단하여 밑줄친 문장들도 참 많았다. 명화는 누가 정해놓은 게 아니라고, 내가 감동을 받고 좋아하면 남들의 평가와는 아무 상관없이 그게 바로 명화라고 말해준다. 모르는 그림들도, 모르는 이름의 화가들도, 무슨무슨 주의들도 참 많지만 그런 것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그림 자체를, 예술품 자체를 느낄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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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보자기 인문학
이어령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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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는 어떠한 특징이 있을까? 일단 네모나다. 그리고 유들유들한 천이다.

예전 우리나라에서 물건을 쌀 때 많이 이용했던 그 보자기를 소재로 하여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데 요모조모 몰랐던 내용들을 명확하면서도 조리있게 짚어주어 공부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서양에서 들어온 가방과 달리 보자기는 그 어떠한 것이든 쌀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유연성이 있어 포용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딱딱한 가죽으로 되어있는 가방은 물체를 쌀 수 없다. '넣다'라는 동사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기반으로 하여 설명되는 동서양의 여러 이야기들에 어떻게 해서 우리가 현재 이 시점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쭉 돌이켜 볼 수 있었다.


한 예로 우리는 아기를 포대기로 싸서 등에 업어 기르고, 서양에서는 요람이라는 상자에 아기를 넣어서 기른다.

상자로 된 벽에 갇힌 아이는 홀로 자아를 확립해가며 외로움과 싸운다.

엄마의 등에서 바라본 세상과 낳자마자 홀로 요람에 누워 바라본 세상은 그 의미가 달라도 한참 다를 것이다.


근대 산업 사회에 이르기까지는 서양적 가치가 우세하고 동양의 그것은 미개한 것, 열등한 것으로 치부되었지만 포스트모던의 시대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동양적 가치관에 대한 생각들이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라는 점이 일관되게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이다.

보자기로 대표되는 싸는 문화를 비롯하여, 서양의 입식 생활과 대비되는 방석의 좌식 생활 방식, 적당주의 등등 동양적 특징 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로 그것들의 가치에 대해 되새겨보는 일은 무척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 책이 처음 씌여진 게 1988년이라는데 20년도 더 지난 지금 읽었을 때 거기서 말한 내용들이 지금 어느 정도 들어맞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지성의 힘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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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 슈퍼 공룡특공대
티모시 냅맨 글, 팀 웨슨.니칼라스 캣로우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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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놀이를 하고 있던 어린 공룡 넷은 운석의 충돌로 인해 강력한 에너지를 얻어 슈퍼 파워를 갖게 된다. 각각 특수한 능력을 갖게 되는데 넷이 합쳐 악당들을 물리치고 공룡 도시를 지키는 슈퍼공룡특공대를 조직한다. 렉스 악당이 행하는 온갖 나쁜 짓을 막아내는 슈퍼공룡특공대의 활약.


남자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공룡, 게다가 만화, 코믹한 요소에 유머까지 겸비한 이 책을 아이는 쏙 빠져 읽었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이게 끝이야?' 하며 아쉬워했다. 무섭지 않게 재미나게 그려진 공룡 캐릭터들이 친근해서 좋았고 공룡 도시의 지도가 미리 나와 지도 찾기를 좋아하는 아이의 취향에도 딱 맞았다. 공룡, 공룡 노래를 불러대는 아이를 위한 맞춤 책으로 딱이다.


각각의 공룡들이 가진 슈퍼 파워 또한 TV로 보는 것 만큼이나 재미가 있다. 몸이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능력, 방어막을 설치하여 어떤 공격에도 끄떡없는 능력, 입에서 불을 내뿜을 수 있는 공룡, 손가락 하나만으로 어떤 무거운 것도 들어낼 수 있는 공룡. 렉스가 파놓은 함정의 지도를 따라가면서 어떻게 피해가는지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이는 만화를 보고 또 보고 분석하듯이 파고 든다. 엄마는 한번만 읽어주면 된다. 볼수록 재미가 더해지는 퍼즐같은 책. 아이가 좋아하니 나도 좋았다.


여러 공룡 관련 책들을 만나보았지만 이렇게 슈퍼 파워에 악당을 물리치는 이야기까지 통쾌하게 재미있는 요소,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는 책은 처음이다. 무조건 엄숙함, 진중함을 강요하기 보다는 가볍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들도 참 반가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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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1201호(김민섭)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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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서른 셋, 남자이다.

현재는 박사 수료 후 지방대 인문학 시간강사로 나가고 있다.

월 80만원씩 방학을 제외한 4개월간 월급을 받는 비정규직.

방학엔 계약이 안되어 있어 월급이 없다.

4대보험 적용이 안되고, 학자금 대출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이므로 저 액수의 돈으로는 생활이 될 수가 없다.

그리하여 주 60시간 이상 맥도날드에서 일한다.

거기서 비로소 사회인으로 발을 내딛을 자격이 생겨 4대 보험을 적용받고, 부모님을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

자식 노릇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허울좋은 젊은 교수라는 직함을 갖고 있으나 실상을 파고들면 이렇다.


교수연구실 이사를 위해 수많은 책을 날라야했던 대학원생 시절, 그는 책탑이 무너져내려 다리를 찍혀 몇 바늘이나 꿰매야하는 큰 일을 겪는다. 그러나 누구하나 책임져주지 않고 괜찮냐는 전화 한 통 받지를 못한다.

맥도날드에서 물류 하차 작업을 하다가 얼음길에 미끄러져 팔꿈치 골절을 입게 되었을 때는 어땠을까?

매니저가 병원까지 데리고 가 처치를 받게 하고 병원비를 지불해주고, 일을 못하는 기간동안 70%의 임금을 받을 수 있게 조치해주겠다고 한다.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이 맥도날드라는 패스트푸드점 보다도 인간에 대한 대우를 해주지 못하고 있는 모습에 울분이 치밀었다.

그래도 그는 맥도날드에서 육체노동을 하며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많은 것을 배운다.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되더라도 육체를 쓰는 노동을 약간이라도 지속하겠다고 다짐한다.

얼마전 읽은 <육체 탐구 생활>과 상통하는 부분이었다.


이 책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대학원생의 시간, 2부는 시간강사로서의 시간들을 담고 있다.


먼저 대학원생의 시간을 읽으며 억울한 마음이 자꾸 들었다.

그가 하는 이야기들이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가 아니었다.

어쩌면 내가 걷게 되었을지도 몰랐던 길, 그러나 나는 바로 윗년차의 선배가 찌들리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익히 보았기에 도망쳐 나왔었다.

조교 생활을 병행하며 학교 행정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해야 하는 위치.

교수가 부르면 고속도로를 타고 있다가도 번개같이 되돌아와 부름에 응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남들에게 소개할 땐 "그저 잡일 돕는 아이입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가 느낀 자괴감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그래도 꿈이 있었기에 석사 4기, 박사 4기의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다.

나는 꿈이 뭔지도 모르고 생각도 없이 살았기에 지금의 이 자리에 있는 것인가... 나또한 책을 읽으며 자괴감을 느꼈다.

그러나 온갖 억울한 일들과 바쁜 일들의 와중에서도 논문을 위해 노력하고 열정을 바치는 그의 청춘에 정말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그 어떤 책보다도 동기유발이 되었다.


2부 시간강사로서의 모습들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강의를 하기 위해, 학생들과 소통하며 교학상장하기 위해 애쓰는 존경스러운 모습들이 담겨있다.

젊은이들의 꿈을 펼쳐나가기에 너무나 각박한 이 '헬조선'에서 자신의 위치에서 깊이 사유하고 나아갈 바를 조심스럽게 신중히 정해나가는 그의 모습들이 감동적이었다.


책을 읽기 전 절망하고 갑갑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란 어두운 예상과는 달리 책장을 덮으며 뭔지 모를 의욕이 돋았다.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차분히 걸어나가는 그의 모습이 믿음직스러웠다.

사회가 어떻게 해주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을 느끼고, 그 파도에 휩쓸리고 표류할만 함에도 깊이 사유하며 성찰하는 그의 모습을 본받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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