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앞에 설래! 꿈공작소 26
나딘 브랭 코즈므 글,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박정연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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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가 있다. 키가 크고 덩치가 큰 분홍 친구가 항상 앞장을 서고, 그 뒤에서 작은 두 친구가 손을 잡고 따른다. 뒤에 있는 친구들은 덩치 큰 분홍 친구에게 가려 신호등도 보이지 않고 답답한 면이 있지만, 그래도 손을 잡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떠난다. 언제 어디서나 순선대로 다니던 세 친구들. 어느날 뒤에 있던 친구들이 앞에 서고 싶어한다. 그동안 큰 친구에게 가려 제대로 보지 못하던 세상이 궁금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순서를 바꾼 세친구. 키가 작은 친구가 앞에 서자 신호등도 보이고, 커다란 트럭이 위험하게 달려오는 것도 잘 보여 속이 시원하긴 하지만 항상 앞가림을 잘하며 친구들을 인도해야 하는 부담감이 따른다. 또한 더이상 토끼 친구와 손을 잡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다. 길을 잘 인도해야 나머지 두 친구가 잘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은 어떤 내용을 배우게 되고 깨닫게 될까? 내가 깨달은 것은 이렇다. 커다란 존재에 의해 보호받으며 지내는 동안은 안락하게 바깥의 위험 따위 신경쓰지 않고 친구와 다정하게 자신들만의 이야기에만 관심을 기울이며 살 수 있지만 세상을 배울 수는 없다. 그러다가 역할이 바뀌어 내가 세상에 나아가 온갖 위험과 새로운 상황에 신경을 쓰게 되면 더이상 친구나 가족과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맛볼 기회가 박탈된다. 그러므로 이것도 저것도 모두 장단점이 있는 법. 남의 것이 더 좋게 보여 부러워할 게 아니라는 것이다. 좋아보이는 역할에도 나름의 고충이 뒤따르게 된다. 이러한 것들을 어린이 동화를 보며 깨달았다. 내가 배운 내용을 함께 읽은 아이에게 강요하진 않았다. 우리 아이는 어떻게 느꼈을까? 물어보니 서로 사이좋게 앞에도 서고 뒤에도 서고 골고루 해야 된단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각각의 역할 모두를 경험해 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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