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의 연인 3 - 개정판
유오디아 지음 / 시간여행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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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까지 다 읽고 책장을 덮은 지금 인생이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 참으로 한순간의 꿈과도 같이 짧고도 허무한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에 한숨이 인다. 몇년뒤 인조반정으로 폐주가 될 운명에 놓이게 될 광해군을 안타까워하며 경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언가 없을까 고심하며 노력한다. 그렇게 노력하던 와중 명이를 잃게 되고, 복중 쌍둥이 까지 유산하는 아픔을 겪으며 몸도 마음도 쇠잔하여 약해진다.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2013년 18살의 경민으로 돌아오게 된다.


역사의 도도한 흐름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본다. 능양군이 반정을 일으킨 이유가 광해가 자신의 아버지가 사랑하던 여인을 가로채어 취했다는 것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경민이 떠나고 홀로 남은 광해가 십년동안 조정의 일에, 궁궐의 일에 무심히 지내며 민심을 잃어가는 것 또한 한 몫 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마치 정말로 이런 일이 있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설득력이 있는 상상이었다. 나는 평소 연산군의 폭정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중종반정과 달리 인조반정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기 때문인다. 그저 자신의 권력욕만으로 그런 큰 일을 일으켰을까? 책에서와 같은 말못한 이유가 있지는 않았을까?


아무튼 3권이라는 대장정을 마친 지금 과연 사랑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광해와 경민이 평탄한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면 그처럼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처음의 감정들도 서서히 옅어져가고 서로의 단점에 눈을 떴을 수도 있으며 지긋지긋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어렵고 외로운 궁궐 생활과 위태로운 하루하루로 인해 서로에게서 사랑을 더욱 필요로 했고 배려해 주는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삼십대 후반이 되어 읽은 로맨스 소설은 그런 그들에게 부러움을 느끼게 만들어주면서 또한 지금의 나를 돌아보며 반성까지 하게 해준 의미가 있었다. 로맨스 소설이 소녀들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동안 광해와 경민의 사랑에서 쉽게 놓여나질 못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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