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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욘 - 친구 감시자
딜게 귀네이 지음, 이난아 옮김 / 안녕로빈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청소년 소설로 분류되어있지만 책 제목을 보고 한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을지 아이가 읽어볼만한 내용인지 궁금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괜히 서늘했던 게, 이 이야기 속 세상이 전혀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오렌지 구역과 그린 구역, 같은 도시 안에서도 이렇게까지 나뉠 수 있나 싶은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감정이 너무 생생하다.
난민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짊어져야 하는 무게가 이렇게 클 수 있다는 게 참 씁쓸했다.
오렌지 구역과 그린 구역의 대비는 어쩌면 현실과 묘하게 닮아 있는거 같다.
길 하나 차이로 환경이 달라지고, 누군가는 ‘안전한 감시’ 속에서 살고,
누군가는 그 감시조차 받지 못한 채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난민으로 살아가는 가난한 야세민은 친구 외뮈르의 비밀을 돈과 맞바꾼다.
그 선택이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아이가 그 상황에서 어떤 마음이었을까 생각하면 짠해진다.
그 선택이 결국 그녀를 더 깊은 죄책감으로 끌고 가고,
또 그 죄책감이 변화의 시작이 된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힘 같았다.

‘피욘’이라는 감시 앱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확 달라지게되는데
부모가 자녀를 위해 설치했다는 명분이 붙으니까 더 현실적이었다.
아이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할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그 ‘궁금함’이 어떻게 누군가의 통제 도구가 되는지를 보여줬다.
감시라는 게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보호’로 둔갑할 수 있다는 걸 말이다.

야세민이 잘못을 마주하고, 더 이상 누군가의 도구가 되지 않겠다며
용기를 내는 과정이 너무 단단해서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감시와 보호, 책임과 잘못 사이에서 흔들리는 주인공이지만
결국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는 모습은 현실에서도 꼭 필요한 용기처럼 느껴졌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실수할 수 있지만, 그다음 선택은 스스로 당당히 해야 한다는 것.
초등학생 아이가 읽기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함께 읽고 얘기하기 좋은 책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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