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봄 사이 북멘토 가치동화 73
박슬기 지음, 해마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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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친구 관계는 초등학교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꼭 붙어다니는 단골 이야기 소재이다.

나이가 먹은 지금도 여러 관계들 사이에서 항상 고민을 하는 걸보면

어쩌면 평생을 함께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겨울이와 한봄이, 이름부터 계절처럼 확연히 다른 두 아이가 등장하는데, 

읽다 보면 우리 집 아이들 모습도 떠오르고, 내 어릴 적 기억도 함께 따라붙는다. 

겉으로는 차분하고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사실은 쉽게 상처받는 겨울이

한봄이는 누구에게나 맞추느라 정작 자신을 잃어버리는 아이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건, 현실에서는 서로를 피하고 또 오해하던 두 아이가 

온라인에서는 ‘하얀이’와 ‘연두’로 서로에게 마음을 기댄다는 설정이다. 

서로의 얼굴도 모른 채 더 진짜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요즘 아이들 세계를 그대로 담아낸 것 같아 씁쓸하면서도 이해가 됐다. 

그런데 그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의 충격과 이후의 거리감이 너무 현실적이라서, 

책장을 넘기는 내내 마음이 조여들었다. 

배신감 혹은 어떻게든 설명하고 싶은 답답함이 이해됐다.


겨울이의 동생 찬솔이가 사라지는 사건으로 두 아이가 함께 움직이며 부딪히고, 

감춰두었던 마음들을 조금씩 꺼내 놓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갈등을 억지로 봉합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감정을 들여다보며 성장하도록 돕는 방식이 좋았다. 

특히 겨울이가 처음으로 자신의 두려움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마음이 찡했다. 

한봄이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닫는 대목도 깊이 공감됐다.


책을 덮고 나서 아이들 친구 관계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다르다고 해서 친구가 되지 못하는 건 아니고, 

닮았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책이다. 

진짜 우정은 서로의 다름을 견디는 힘에서 시작된다는 걸 조용히 말해 준다. 

두 아이의 마음이 계절처럼 천천히 녹아드는 과정을 따라가며, 

나도 아이들에게 ‘진짜 너여도 괜찮다’는 말을 더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하지만 과하게 감상적이지 않은, 초등 고학년 아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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