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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 번역기 ㅣ 제제의 그림책
권봄 지음 / 제제의숲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오늘 아이랑 같이 읽은 책은 『거시기 번역기』다.
사투리를 그리 많이 쓰는 편은 아니었지만
일을 하면서 혹은 티비를 통해 들어와서 대충은 의미파악이 가능하다.
그래도 막상 정확하게는 모르는데 이 책의 주인공 세별이도 딱 그랬다.
김장을 하러 외할머니 댁에 갔는데, 할머니가 하시는 모든 말에 ‘거시기’가 쏟아져 나오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던 거다.
아이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고, 보는 나는 너무 공감이 돼서 피식 웃음이 터졌다.

책 속에서는 김장을 하는 장면이 아주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배추에 양념을 넣고, 나르고, 먹고, 또 나누는 그 풍경이 참 정겹게 그려졌다.
아이들에게는 이런 문화가 꼭 한 번쯤 경험해 봐야 할 소중한 추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장이 단순히 김치를 담그는 일이 아니라 함께 도와주고 나누는 문화라는 걸 책을 통해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세별이 눈에 비친 엄마였다.
할머니가 “거시기 가꼬 와야 쓰겄다” 하시면, 엄마는 척척 알아듣고 필요한 걸 가져다 드렸다.
아이 눈에는 정말 ‘거시기 번역기’를 가진 슈퍼히어로처럼 보였을 거다.
읽고 나니 사투리가 단순히 말투가 아니라 그 지역의 삶과 정서가 담긴 소중한 언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친절히 각주를 달아 뜻을 설명해놓아서 의미를 함께 알아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을 때 필요한것은 엄마의 사투리구사 능력과 연기력이다.
그래야 더욱 생생하게 잘 와닿기 때문이다.
일하면서 각종 사투리를 섭렵한터라 실감난 대사를 칠 수 있었는데
아이는 그 모습을 보고 빵빵 터졌다.
깔깔대며 웃는 모습에 괜히 뿌듯해지고 더욱 친밀해진거 같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웃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우리 전통문화와 가족의 의미를 배우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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