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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 평전 ㅣ 역사 인물 찾기 25
마이크 마퀴스 지음, 김백리 옮김 / 실천문학사 / 2008년 7월
평점 :
얼마전 'I'm not there.' 란 영화를 봤다. 7개의 자아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배우들이 각기 다른 밥딜런을 연기하고 표출해 냈다. 영화는 매우매우 좋았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좀더 많은 밥딜런의 노래를 들어보지 못한 나와 원대사를 귀로 알아듣지 못해 자막을 따라가기 급급했던 나의 무식함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아!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책을 봤어야 했는데!!'하며 안타까워 해야 했다. 책을 읽는 동안 곳곳에서 영화 장면들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기자들에게 엉뚱한 대답으로 일관하는 밥딜런이라든지, 주위의 비난에도 묵묵히 자신을 지는 모습이라든지, 전자기타로 처음 연주하게 되어 팬들의 야유를 받게 된 장면이라든지 등등.
영화는 책을 따라갔고, 책은 또 영화를 생각나게 했다. 묘하게 비슷한 시기에 나의 관심에 들어온 이책은 내게 있어 음악과 문학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할수있게 해주는 기회를 주었다.
작가는 밥딜런의 음악에대해, 그 시대에 대해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듯하나,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들어낸다. 밥딜런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변화에 대해 약간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듯하다. 밥딜런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눈길과 차가운 생각이 곳곳에 들어난다. 평전이라는 것을 처음 접해 본 무지한 나로서는 약간 작가의 태도에 어리둥절해 했다.
작가는 시대적배경과 그와 그의 음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토해낸다. 나는 그 시대를 살지도,느낄수도 없는 나이이며, 또 그다지 그 시대를 느껴야하는가에 대한 필요성 또한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 시대를 살지 않은 나지만 그의 마력에도 가까운 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정치적 색을 띠든 안 띠든 밥딜런은 그 시대에 어떤 식으로든 커다란 영향을 미쳤고 그 영향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그의 음악에 대한 영화가 끈임없이 제작되고 그 음악이 계속 흘러 나오므로. 몇해전 'Knocking On Heaven's Door'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 영화 또한 밥딜런을 느낄수 있게 했다. 아주 멋들어진 그의 음악에 멋진 영화가 덮여 졌던 영화였다.
나는 그의 어떤 모습이라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최고의 영화에 그의 노래가 있었고, 그 자리에 그의 사상이 있었다. 그는 정치색에서 어느새 자신의 색을 찾기 위해 그것을 벗어 놓으려고 한건 아닐까. 정치색이 아니라 그 자신으로서 자신의 생각으로서 자신을 평가 받길 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음악하는 사람들, 예술이라말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어렵다. 더 깊고 더 멀리 생각이 간다. 내가 멀리 생각하는 것보다 늘 언제나. 항상. 그래서 나의 생각은 한없이 짧아 그들에게 다가갈수 없고 나는 단지 단편적인 피상적인 그들의 생각만을 읽을 수 있을 뿐이다. 좀더 심도 깊은 이야기는 사실 느낄수는 없다.
이책을 생각했던 거 보다 더 힘들게 내가 읽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나같은 무지한 이들에게 심도깊은 이야기들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친절한 책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내 귀에는 'Knocking On Heaven's Door' 가 끈임없이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