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 함께 우는 존재 여섯 빛깔 무당 이야기
홍칼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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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한줄] 독서는 모르는 존재의 방에 들어가 앉아보는 일, 골목을 돌며 버려진 물건에게 시선을 주는 일, 타자에게 마음의 뿌리를 내리는 일이다. 당신이 무당의 삶에 잠시나마 뿌리를 내려주길 바란다. - 무당이란 신내림을 받아 신을 섬기며 굿을 하는 여성 무속인을 뜻한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무당은 선망의 직업은 아니었다. 책의 부제목처럼 무당은 다른 이들의 아픔과 슬픔, 근심을 듣고 함께 빌어주고 울어주는 존재이기 때문일까? 어쩌면 경계에 서있는 여섯명의 무당들의 이야기를 같은 무당인 홍칼리 작가가 풀어냈다. 같은 직업을 가진 애환과 서로 다름을 나누는 이야기가 표지의 무지개색처럼 참 다채로웠다. 무당이라는 직업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매체에서 그린 무당은 왠지 우리와 다른 존재처럼 보였다. 접신을 하고 굿을 하고 깊은 산 속에 들어가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와 다른 세계를 사는 삶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한다. 직업적 특성을 빼면 무당도 우리와 같은 그저 하나의 인간이라고. 무엇보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것은 무당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이 여섯명의 인물들이 하나도 비슷한 점이 없다는 것이었다. 안마사를 겸하는 시각장애인, 지역의 행사를 전담하는 무형문화제, 성소수자이자 관습을 벗어던진 폴리아모리, 은퇴한 스님, 정신장애를 앓는 사람과 같이. 우리의 역사는 믿음과 함께 시작됐다. 자연의 이치과 삶의 지혜를 담은 것이 바로 샤머니즘의 시작이 아닐까. 단군신화 속 곰과 호랑이처럼 샤머니즘은 우리 역사에서도 그 결을 같이하고,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들도 샤머니즘에 가까운 존재들이다. 우리의 샤머니즘은 지금의 무당들로 그 역사가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이 책 속의 무당들은 하나의 신이 아니라 종교와 나라의 구별 없는 다양한 신을 모시고, 서로의 신을 존중하며, 나아가 자신의 깨달음을 함께 나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무당이 됐지만, 이들은 누군가의 염원을 담는 그릇이란 것이다. 슬픔도 기쁨도 괴로움도 행복함도 무당을 찾아 온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함께 들어주고, 나누고, 또 같이 빌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가는 것이니까. 그래서인지 유달리 이들은 함께 울어주는 시간과 다른 이의 괴로움을 빌어주느라 겪는 고통과 괴로움이 많이 느껴졌고, 어떤 부분에서는 그게 너무 나까지 힘들게 느껴졌다. 나의 괴로움도 힘든데 다른 이들의 괴로움을 받아 빌어주고 또 빌어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업인가.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의 이야기는 늘 새롭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또 나와 닮은 부분을 찾아 다니곤 한다. 이 책에서 나는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찾았다. 왠지 이 작가를 만나보고싶다.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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