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의 문법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 부유한 나라의 가난한 정부, 가난한 국민
김용익.이창곤.김태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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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한줄]
그러나 수요자 중심으로 전체 제도를 재조정하는 기회가 우리 역사에서 한 번은 이루어져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분적인 개혁은 거듭 시도되겠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잔존한다. 같은 주장, 같은 논쟁을 반복하면서 수십 년을 다시 또 허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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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생각만큼 어려웠지만, 생각보다 생각할 것이 많았던 책이다. 사회적 개념을 설명한 책이니만큼 읽기 힘들지 않을까 겁부터 먹었는데, 우리 일상에 밀접한 이야기들이 나오니 오히려 공감도 많이 되고 내가 불편함을 느낀 부분이 왜 그런것인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부유한 나라의 가난한 정부, 가난한 국민'이라는 부제목이 와닿았다. GDP는 높지만 여전히 빈부의 격차가 커서 실질적인 국민들의 체감도는 낮은 나라. 정부의 개입이 낮지 않으면서도 그 의존도가 국공립 서비스가 아닌 조금 이상한 구조의 복지구조를 가진 나라.

​언제부턴가 뉴스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와닿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실질적인 정책의 수요자인 내가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도 모두가 기대한 낙수효과도 우리는 체감할 수 없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간의 복지정책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생긴 복지의 괴리를 쉽게 설명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정책의 결과 자료도 함께 제시되는데, 그 자료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는 눈은 아직 없지만 이미 충분히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어 읽기 어렵거나 힘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살면서 체감하는 어려움이 과거 내가 자라온 시대부터 지금의 내 모습을 비추고 앞으로 어떤 사회를 바라야하는지를 제시해 주어서 좋았다.

​우리는 모두 국가의 보호 아래에서 살아간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최소한의 삶을 보호받는 것이 복지의 이유다. 이 책에서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상대적으로 많은 제도가 있음에도 우리가 내는 세금에 비해 받는 복지의 보호가 적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제도도 충분하지 못해 우리는 개인보험을 따로 마련하고, 연금제도에 대한 불안으로 노후에 대한 대비를 다시 준비해야한다. 여전히 세금은 오르는데, 우리는 왜 여전히 이중으로 삼중으로 노력하면서도 불안 속에 살아가야만 하는가.

불안의 원인을 복지정책을 이끄는 국가에 기반을 둔다. 미국과 일본처럼 최소한의 개입을 하는 나라와 유럽처럼 많은 개입을 하는 나라의 복지정책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는 과거 어떤 부분을 수용하고, 어떤 부분이 변화하지 못하고 있는가에 대해 다루면서 그 불안을 제대로 꼽아주고, 그에 대한 원인을 다각적으로 풀어주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씁쓸함이 남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불편과 어려움을 제대로 개혁해 줄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의심 때문이다.

결국, 국가의 개입은 필연적인 것이다. 하지만 그 국가정책을 이끄는 사람들이 정말 복지의 손길이 필요한 위치의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을까? 점차 책임의 무게가 작아지고 있는 시대에 고여있는 조직은 썩기 마련이다. 올바른 낙수효과도 고이는 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에서 건강하게 떨어진다. 올바른 조직문화가 적용되야 할 곳은 비단 기업만이 아니고, 국가가 조금 더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모두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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