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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높이뛰기 - 신지영 교수의 언어 감수성 향상 프로젝트
신지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9월
평점 :
[책속한줄]
언어를 통해 벽을 만들고 그 벽을 넘어오지 못하는 사람의 안전과 생명을 돌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쉬운 언어로 소통하여 언어의 벽이 만들어지지 않아야 한다. 특히 감염병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언어가 권력이 되는 일은 더더욱 경계해야 한다. 언어 권력을 가진 사람은 대처하고 언어 권력을 갖지 못한 사람은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진정한 민주 사회라고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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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를 곰곰히 되돌려본다. 내가 오늘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무엇이고 어떤 표현을 자주쓰는가. 이전까지만 해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던 이 언어들이 사실은 또 다른 벽을 만들고 차별을 만드는 존재가 될 것이라곤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나도모르게 내 편견과 사고를 담은 언어생활을 하고 있었다니.
언어란 존재는 참 신기하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나 문장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들을 바라볼 수 있고, 더 재미있는 것은 내가 쓰는 욕의 빈도에 따라서도 어떤 열등의식을 갖고 있는지도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언어란, 사용하는 상황이나 단어에 따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표현이 가능하다니 소름돋는 거울이 아닐 수 없다.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에 따라 언어의 변화 역시 필연적으로 따라오고 있다. 시대를 나타내는 신조어들이 계속 발전되고, 변화하는 것들을 표현하는 단어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사회가 순환하는 한, 여전히 언어는 생장하고 있다. 이 생장하는 언어의 순환을 바람직하게 활용하고 살아가는 것이 참 중요하고 어렵구나 싶었다.
또한 가장 경계해야 할 언어생활에 하나로 사회에 은연중에 뿌리깊게 베인 차별과 혐오의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다. '미망인'이라는 단어의 뜻을 안 것은 무척 최근의 일이었는데, 사실상 그 단어에도 이미 사회적 차별과 혐오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은 모른채 당연히 사용해왔던 것 같다. 바뀌는 세상에 발맞춰 우리는 이 단어를 대체할 또 다른 단어를 끊임없이 만들고 또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