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내가여기에있어 #아드리앵파를랑주 #웅진주니어[책속한줄]소년이 이야기를 마치자 뱀은 천천히 미소 지었어.뱀은 더 이상 외롭지 않았어."널 다시 보게 되면, 네 몸에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선 두 개를 그려 줄게. 그건 우리 둘만의 신호야, '내가 여기에 있어.'라는 뜻으로 말이야."-나도 모르는 새에 누군가를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뱀'은 우리에게 위협적인 이미지로 익숙한데, 멀고도 무서운 존재라고 생객했던 존재가 가장 따뜻한 존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어느 날 갑자기 머리맡에 닿은 뱀의 꼬리를 따라 문밖으로 나서는 '나'는 뱀의 몸통을 따라 여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여정의 끝에 닿은 뱀은 깊은 동굴 속에서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자신이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로 스며들었는지도 모른채.자신도 모르는 사이 뱀은 연인을 위한 만남의 장소, 숨을 수 있는 안식처, 온기를 나눠주는 따뜻한 존재였으며, 여전히 그렇게 모두ㅓ를 위해 살아갈 것이다.직선의 공간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유일하게 곡선의 모양을 갖는 것은 뱀의 몸통 뿐이다. 단순할 수 있는 구조에 작가는 리노컷 기법을 활용했다. 리노컷은 19세기 중반에 발명된 판화 기법으로 리놀륨 판을 깎아서 표현하는 볼록판 형식의 판화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모든 구성 요소를 조각하고 스캔한 다음, 퍼즐 조각처럼 재조립해 공간의 확장성을 더했다고 한다.그래서인지 푸른 색감의 그림이지만 그 안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보는 내내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진다. 구불구불한 뱀의 곡선을 따라가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온기를 함께 나눴던 적이 있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나도 모르는 새에 내 존재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리고 얼마나 보람찰까.여전히 그 자리에서 뱀은 따뜻한 온기를 나눌 것이다. 그리고 소년은 그 안에서 그 따뜻함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