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한줄]심각한 일이었다. 우리 세대는 백 살까지 살 가능성이 높아만 가는데, 겨우 35년 살고 인생이 재미없어지는건 아주 심각한 일이 아닌가! 심심한 채로 65년 살기. 아니 될 말이다. 내 인생 최악의 시기를 지나며 이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힘든 시기는 언젠가 통과해내겠지만, 그 터널을 빠져나와 마주친 현실이 그저 최악'만' 면한 재미없는 삶이라면? 나는 '재미있는 삶'을 회복하고 싶었다.-탓, 이게 문제다. 늘 내 탓을 했다. 체력도 떨어져가는데 끈기도 없는 자신을 탓했다. 바꿔 생각하자. 체력이 떨어지니까 끈기가 사라지는 거다. 운동을 지속할 바탕, 힘이 없으니 계속할 여력이 없을 수밖에. 체력 관리를 제대로 안 한 게 또 '내 탓'이라고는 여기지 말자. 우리 삶이 어디 체력 관리씩이나 하라고 내버려두는가?-지금도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여성의 몸을 평가하는 잣대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무리하게 굶어 마른 몸매가 아름다움의 기준이었다면 언제부턴가 탄탄한 근육질의 여성이 아름답다고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가 내 몸을 사랑하고 내 인생을 채워줄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한다. 여전히 미의 기준은 탄탄하지만 마른 몸이다.누군가가 그랬다. 다정은 체력에서 온다고. 하루종일 업무에 치여 살다가 퇴근길 버스에 오르면 벌써 두통이 머리를 감싸고 피로가 온몸을 축 처지게 한다. 체력이 모자라니 기분도 함께 바닥을 향한다. 자연스레 운동도 미루게 됐다. 하지만 간간히 홈트레이닝을 하거나 스트레칭만 해도 다음날 눈뜬 후 몸의 가뿐함이 다름을 느낀다. 땀이 주는 상쾌함은 늘 고통의 크기와 비례한다.여전히 나는 여름이 다가오면 얇아질 옷이 두려워 다이어트를 하고, 탄탄하지만 늘씬한 몸을 보며 동경한다. 남들의 잣대와 시선에 불쾌함을 느끼면서도 어느샌가 나도 그런 기준에 얽매여 살고있었다. 운동을 해도 건강하기보단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살았다. 왜 이런 생각을 갖고 살았을까. 내가 나를 사랑하고 보듬기 위해 살아야하는 것을.다른 무엇보다 예쁜 몸이 아닌 건강한 삶을 그리기 위해 운동하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가득해서 너무 좋았다. 운동에 대한 식견도 넓어지게 된 계기가 됐다. 근력운동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고.솔직히말하면 그래도 운동은 여전히 어렵고 귀찮고 멀다. 하지만 이제 나는 운동 유랑기를 시작해야겠다. 내가 진짜 원하는 운동이 무엇인지, 나의 몸에 맞는 운동은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