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만든 공간 -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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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한줄]

새로운 생각은 서로 다른 것이 만나서 융합할 때 이루어진다. 보통 이런 다른 생각들은 충돌하고 모순되어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모순이 새로운 생각으로 통합되면서 문화는 한 단계 발전한다.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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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의식주는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 중 하나다. 주거 공간은 외부에서 닥쳐오는 위험요소에서 분리시켜주는 인류에게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공간이 갖는 힘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공간 위에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고 그 공간에서도 나만의 색체를 담아 살아간다. 유현준 교수는 BC9500년부터 새로운 21세기를 살아가는 2000년대를 지나 팬데믹현상으로 전세계가 어려움에 처한 2020년까지 역사가 담아낸 새로운 시각의 틀을 담아냈다.

인류는 외부환경으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동굴을 찾았고, 선사시대 움막도 그 특성이 들어나는데, 불을 피우는 공간과 배변을 하는 장소가 점차 분리되고, 농업이 발달되면서 주택의 형태도 발전해갔다. 점차 발전한 주거문화와 산업화는 아파트라는 새로운 주거형태를 개발해냈다. 지금은 도시의 발전으로 현시대의 주거환경으로 변화했다. 이제는 내가 안정감을 느끼는 요소와 거주형태를 고려해 공간을 새롭게 만들고 꾸민다. 벽을 구획하고 가구의 위치를 정하고 원하는 기능에 따라 공간을 만든다. 현시대의 도시인이 거주하기 가장 합리적인 아파트와 같은 고층빌딩이 나타나면서 우리는 단순한 기능의 의미를 담던 것에 디자인, 미학을 입히기 시작했다.

우리는 도시를 떠올릴 때, 그 공간의 색체를 떠올리곤 한다. 처음 여행을 갔던 상해에서 느낀 색채는 푸른 청색과 화려한 적색이었다. 푸동은 기네스북을 몇번이나 갱신할 정도의 높은 빌딩숲과 화려한 현대도시의 연속이었고 강을 하나 사이에 둔 상해는 역사의 시간을 기록한 와이탄의 거리와 예원의 화려한 용머리는 고풍스러운 붉은 색이었다. 프랑스 파리의 도심은 골목골목 장식한 엔틱하고 낮은 건물들의 연속이었다. 제주도의 집은 바람이 거센 만큼 돌담을 쌓아 바람이 통하는 길목을 만들었고,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떠올리면 우리는 자연스레 파란지붕을 떠올리곤 한다.

이처럼 공간의 특성을 만든는 가장 큰 이유는 그 공간이 갖는 자연적 생태적 환경적 요인이다. 환경에 따라 문명이 만들어졌고, 그 문명은 또 다른 형태의 공간을 만들었다. 결국 새로움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유기적이고 순환적인 작용인 것이다. 이 책은 그 과정을 과거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이야기한다. 농업혁명으로 인류는 정착생활을 시작했고, 강을 기점으로 새로운 문명이 발생했으며, 종교적 환경적 이유로 변화한 건축물의 양식형태 등을 꼼꼼히 다뤄낸다.

인간이 사는 공간의 발달은 결국 삶에 관여하는 모든 것의 복합적인 산유물인 것이다. 동양에서 시작된 도자기는 동서양 교류의 시발점이 됐으며 문화교류는 동서양의 건축양식까지 변화시켰다. 결국 문화간의 이종교배가 새로운 공간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냈고 이제 공간의 의미는 물의 교회와 같이 물과 바람이라는 자연의 일부까지 들어오는 시대가 됐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로 열린 팬데믹으로 새로운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단순히 건축학이라는 하나의 분야에 국한 되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역사, 문화, 종교, 기술의 결합까지 새로운 연구는 계속되고 건축이야말로 융합의 시작이자 끝으로 향하는 학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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