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자기결정권 연습
정정엽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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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억누르고 사랑받기 위해서, 인정받기 위해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과 사회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자기감이 취약한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선호하며 또 싫어하는지'에 대한 감이 없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깨닫기도 전에 세상이 원하는 삶에 순응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내 것이 없는 상태에서 타인의 선호 가치로만 채운 삶은 위험하고 취약하다.

21~22p

완벽함, 질서, 성취 또는 지위에 대한 열망은 조금 내려놓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만족스러운 관계나 삶의 질에 대한 욕구를 선택하라. 우리의 시간은 스스로 선택한 다양한 경험들로 채워져야 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감정을 맛보아야 한다.

179p

인간은 스스로를 인간가축화한다고 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 순응하고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사회적인 규범에 맞추고 나의 특성을 점차 없애나가는 과정이다. 사회화라고 불리는 이 행위는 우리가 사회에서 인정받고 칭찬을 받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사회적인 규율에 맞춰 획일적인 교육을 받고 성공의 정의를 비슷하게 책정한 채 성장해왔다. 학창시절엔 공부를 열심히 하고, 대학에선 장학금을 받아가며 자신의 전공을 살려 꿈을 설계하고, 졸업과 동시에 취직을 하며 적당한 나이에 결혼해 자식을 낳아 키우는 것이 미덕처럼 살아왔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규정 속에 나를 가두다보니 많은 직장인들은 마음의 길을 잃어가고 있다. 모두 같은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갈 즈음이 되면 갑자기 나의 미래를 정할 전공을 찾아야한다. 그리고 졸업이 가까워지면 나의 자아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못한 채 직업을 찾아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진정 내가 원하는 길보다는 사회적인 규범이, 혹은 점수가 정한 자리에 맞춰 가곤 한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보면 인생의 허무가 찾아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언제부터 ‘하고 싶다’보다 ‘해야 한다’를 먼저 선택하게 되었을까? 대학에 가면, 취직을 하면, 승진을 하면, 결혼을 하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자식으로서, 연인으로서, 친구로서, 직장 선후배로서 ‘해야 할 일’ 목록은 점점 늘어만 간다. 그러다 보면 내 생각과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습관이 되고, 결국에는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았으니 열심히 살아도 허무하고 공허한 마음이 들고 무기력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똑똑하고 관찰력이 좋아 타인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를 빨리 알아차리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며, 열심히 사는 사람일수록 자신에 대한 생각 즉 자기감(sense of self)이 흐릿할 가능성이 높다. 자기감이 흐릿하면 감정이나 생각, 욕구가 강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쉽게 착각하게 되는데 작은 선택부터 큰 선택까지 다른 사람 손에 달려 있으니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저자는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가장 먼저 자신의 감정과 생각부터 제대로 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셀프 심리 코칭 과정을 자세하게 담았다. 정신의학 이론을 토대로 감정과 생각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데이터화하는 방법을 충실히 설명하며 다양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에 적용해볼 만한 팁까지 제시한다.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용기 있게 선택할 때, 즉 삶의 결정권이 내 손 안에 있을 때 인생은 비로소 자유로워진다고 말한다.

하나하나 따라서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훈련을 해본다. 그렇게 찾아가다보면 우리가 가야하는 길의 방향이 보이지 않을까. 적어도 내가 원하는 것을 하나쯤은 이루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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