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매기 앤드루스.재니스 로마스 지음, 홍승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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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어떤 여성들에게 모험과 자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정치적, 종교적 혹은 민족적 박해를 피하기 위해 집과 가족, 익숙한 모든 것을 버리고 여행길에 오르도록 강요받는 수많은 여성들 또한 있어 왔다.

250p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역사는 남성들이 주인공으로 자신들의 쟁취해 온 과정을 기록한다. 그리고 여전히 사람들은 쟁취를 위한 투쟁을 지속하고 있고, 지금 이순간에도 새로운 역사는 계속 쓰여진다. 그리고, 그 가운데 여성들은 끊임없이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쟁취의 역사를 함께 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안에 담긴 100가지의 여성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거나, 여성에 의해 만들어졌거나, 오늘날까지도 여성을 억압하고 있는 물건들은 의미가 크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여성들의 삶은 계급에 상관없이 스스로 만들어가기보단 누군가에게 귀속되는 것처럼 여겨졌고, 가사와 양육은 폄하되어졌으며, 정복되어지는 존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평등한 사회를 외치며 모든 인종이 동등해지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별개의 사안으로 평가되고 또 다른 투쟁으로 이어졌다. 여성들은 끊임없이 우리의 자리를 찾기 위해 투쟁해왔고, 1908년 3월 8일 미국 1만 5000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은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때 시위에서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는데, 여기서 빵은 남성과 비교해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 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로 조성됐다.

여성사의 100가지 상징들은 여성의 몸, 사회적 역할의 변화, 기술의 진보, 미의식과 소통, 노동과 문화, 정치 등 총 여덟 가지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여성사의 전말을 담아낸다. 또한 이 책은 여성이 남긴 풍부한 유산에 대해 눈을 열어주고, 여성이 어떻게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성에 순응하도록 조장되었으며, 그러한 압박감에 어떻게 맞서왔는지를 담아냈다.

읽는 내내 생각도 못했던 물건에서도 여성의 투쟁의 역사가 담겨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하고, 내가 이렇게 길들여져 있었구나 싶어 서글프기도 했다. 만일, 남성과 여성이 동일한 생물학적 기능을 했다면 역사는 반대로 남성을 정복하는 여성들을 담아냈을까? 그저 서로 다를뿐인데, 왜 우리는 동등해지기 위해 그토록 긴 시간을 투쟁하고, 피흘려야했을까.

하지만 우리는 안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깨고자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여전히 한손에는 장미를 한손에는 빵을 쥐고 앞을 향해 걸어나가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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