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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하지 않는 힘 - 나한테 너그럽고 남에게 엄격한 사람을 위한 심리학
대니얼 스탤더 지음, 정지인 옮김 / 동녘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그러나 사람들이 자기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볼 때 우리는 그 사람과 역할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그들 스스로 느끼는 의무감이나 사회규범으로부터 받는 압력은 잘 보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역할에 맞는 행동뿐이며, 그 행동이 역할에 맞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1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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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그 사람에 대한 첫번째 평가다.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나 말투, 생김새 등으로 우리는 어느새 그 사람을 규정짓곤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그 사람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며, 이 이미지를 깨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편견을 어디에서부터 갖게 되는 것일까. 이 판단이 편견이 아니라 객관적 정보가 될 수는 없을까.
같은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과 어떤 환경에서 만나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서도 우리는 평가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그사람을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지만 누군가는 실없고 가벼운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같은 사람도 평가하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그 결과는 매우 달라질 수 있고, 같은 성격이라도 그 사람이 위치한 역할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태생적으로 타고난 성격과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들이 축적되면서 우리는 무엇을 판단하는 기준이 생겨난다. 그리고 나는 이 기준은 어른이 되고 경험이 많아질수록 더욱 객관화가 되고 수용범위도 더욱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기준은 바뀌기 힘들다. 여전히 내가 가진 잣대와 평가기준을 기반으로 사회현상을 바라보곤 한다. 나에게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에는 좀 더 관대해지고, 관심이 없거나 필요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렇기에 정보도 협소하게 얻고, 그것이 사실인 듯 믿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사실 내가 가진 편견과 고정관념이란 틀에 가로막혀 읽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고 힘들었다. 내가 가진 모든 기준과 생각을 한순간에 부정당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러다 문득 이조차도 내가 가진 관념의 틀이 만들어낸 불편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은 것은 한번에 되지 않는다. 천천히 편견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을 해야지.